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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아 부디 나를 넘어라

Posted January. 05,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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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까지 5차례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그가 2월 토리노행 티켓을 딸 수 있을지는 11일 결정된다.

이날 국제스키연맹(FIS)은 세계 랭킹을 발표한다. 여기서 500위 안에 들면 올림픽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그의 랭킹은 528위.

허승욱은 중학교 2학년 때인 1987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뒤 2004년 동계체전까지 17년간 1인자의 지위를 누렸다. 그때까지 동계체전에서 딴 금메달은 무려 41개. 하지만 그는 지난해 동계체전에선 강민혁(25용평리조트)과 김형철(25강원랜드)에 간발의 차이로 밀려 처음으로 금메달을 못 땄다.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그가 다시 올림픽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

대표팀을 나온 지는 6, 7년쯤 됐어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죠. 국제대회 출전은 2003 아오모리 동계아시아경기대회를 끝으로 접었죠. 그런데 대한스키협회에서 한 번만 더 올림픽에 나가 보라고 설득을 하더라고요. 제 실력이 줄어든 건 아니니까 욕심이 생겼죠.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은 국내 처음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대기록. 욕심을 낼 만하다.

허승욱은 지난해 여름부터 하루 4시간씩 훈련하면서 본격적으로 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8월부터는 뉴질랜드컵 등 4개 대회에 출전해 포인트를 쌓으며 FIS 랭킹도 끌어올렸다. 지산리조트 레이싱스쿨 운영까지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4월 태어난 첫아들 대현이의 얼굴도 거의 못 볼 정도로 바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스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직도 후배들이 저하고 붙어 비슷비슷한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거죠.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야 돼요. 그래서 제가 정말 못 쫓아가겠네 하는 정도가 돼야죠.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