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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믿으면 통합니다

Posted March. 04,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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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노조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임금협상안()을 사측에 위임하기로 했습니다.

동국제강 노동조합이 3일 경영 혁신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노사 협력 선언을 하고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안을 회사에 맡겼다. 이로써 12년 연속 무()교섭 임금 협상 타결이란 쉽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이 회사 김재업() 노조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중국산 철강제품이 밀려들어 한국 철강업계에 위기가 고조되는 데다 우리 회사는 브라질과 충남 당진군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다며 회사 발전을 위한 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영철() 사장은 회사의 자부심을 높여 준 조합원들에게 감사한다며 회사를 발전시키고 고용안정과 임직원 복지 수준을 높여 이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1994년 국내 대기업 노조 가운데 처음으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다. 이어 다음 해인 1995년부터 매년 무교섭 임금 협상 타결 행진을 이어 왔다.

한국 사회에서 노사 분규가 거세게 일었던 1980년대 말. 이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노조가 사업장을 점거하는가 하면 1989년에는 전면 파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노조와 회사 모두 조금씩 지쳐갔다. 노사 대립이 서로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결국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노사는 상생()을 위한 발걸음을 하나씩 내디뎠다.

노조가 회사를 이해하면서 사측도 화답했다. 부산에서 포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하던 도중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지만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사측은 부산에 새 공장을 지어 포항공장에 투입하고 남은 인력을 흡수했다. 직원들은 새 공장이 이른 시일 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노사 화합 등에 힘입어 회사도 발전했다. 연간 매출은 2001년 1조7852억 원에서 지난해 3조3126억 원으로 2배가량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49억 원에서 32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성장의 열매는 직원들에게도 돌아왔다. 경영 실적이 좋다 보니 임금이 매년 69% 올랐다.

김 위원장은 사측은 실적이 향상되면 노조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성과급을 지급하고 해외 연수를 비롯해 복지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김 사장도 어려운 여건에서도 목표한 경영 성과를 이룬 것은 모두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라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