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종류와 몸 냄새=땀샘은 순수하게 땀을 내는 에크린 땀샘과 단백질 지방 등을 배출하는 아포크린 땀샘 두 가지가 있다. 에크린 땀샘은 몸 전체에 골고루 분포하는 반면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바깥귀, 배꼽, 젖꼭지, 생식기 등에 나 있다. 아포크린 땀은 우유 색깔이며 점도가 높다. 이 땀은 1시간 내에 박테리아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돼 특이한 암내를 풍긴다. 흰옷을 노랗게 만들기도 한다. 반면 에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무색, 무취며 99%가 수분이다. 이들 땀이 몸의 세균과 반응하면서 다양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흔히 서양인에게서 나는 노린내 및 인도나 동남아 주민의 자극적인 냄새는 음식에 포함된 성분이 호흡이나 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나온다. 한국인에게서 난다는 마늘 냄새도 방금 김치를 먹지 않았더라도 평소 김치 성분이 우리 몸에서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인도나 동남아인의 독특한 냄새는 그 지역 해충들이 기피하는 냄새다.
한편 여성은 생리 시에 몸 냄새가 강해진다. 이는 생리 2주 전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면서 땀구멍의 피지가 증가하고 코의 감각 수용체가 민감하게 되기 때문.
머리 냄새=머리에 냄새가 나는 것은 피지 분비가 증가해서다. 머리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서 잘 생긴다. 특히 분비된 피지에 땀과 곰팡이균이 섞이면 고약한 냄새가 발생한다. 이때 관여하는 땀샘이 에크린 땀샘이다. 지루성 피부염이 생긴 경우에 흔히 볼 수 있다.
두피 냄새를 없애는 방법은 약용샴푸로 세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병원에서는 냄새가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용액이나 항진균제 성분을 치료에 사용한다.
겨드랑이 냄새=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을 세균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해 냄새를 풍긴다. 특히 심한 액취증은 만 10세 후 호르몬 영향으로 땀샘 기관들이 갑자기 커지면서 생긴다. 액취증은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에게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냄새가 심하지 않을 때는 일시적으로 목욕을 하거나 탈향제를 사용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는 최근엔 초음파, 고바야시 절연침, 지방흡입술, 레이저 등 겨드랑이 부위 절개는 최소화하면서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지만 재발률이 수술에 비해 높은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생식기 냄새=소변에서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만약 썩는 냄새와 같은 역한 냄새가 나면 심한 방광염이나 요로감염을 생각해야 된다.
요로감염의 흔한 원인은 대장균. 누런 고름이 섞이면서 고름 특유의 냄새가 난다. 드물게 초록색의 고름이 잡힐 때도 있다. 이때는 포도 냄새와 비슷한 달짝지근한 냄새를 풍긴다.
여성의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맑거나 하얀색이다. 이때 나는 냄새는 질 상피에서 떨어진 상피세포가 질 분비물의 유산균과 반응해서 나는 냄새로 역하지 않다.
만약 질 분비물에 거품이 있고 누런색이며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면 성병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칸디다라는 곰팡이균에 감염되면 하얀 치즈 모양과 함께 치즈 냄새를 풍긴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는 가끔 젊은 여성에게서 질 속에 대량의 악취성 분비물이 보일 수 있다며 탐폰 제거를 잊었거나 자궁 내 피임장치를 오랫동안 방치해 감염이 생겼을 때라고 말했다.
한편 남성의 정액에서도 색깔이 누렇고 붉은색이 섞여 있는가 하면 역한 냄새가 날 땐 정낭에 염증이 생겼을 경우가 많다.
발 냄새=발냄새의 주범은 에크린 땀샘에서 나온 땀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생기는 이소발레릭산이다. 그러나 심한 발 냄새는 다른 원인이 있기 마련.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발에 곰팡이균이 증식하면서 생긴 무좀이다.
또 땀의 분비량이 정상인에 비해 많아지는 경우에도 심한 냄새가 난다. 갑상샘 기능 이상이나 신경계통의 질환이 있을 때다. 특히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 불안 운동 등이 발 냄새를 악화시킨다. 긴장을 완화시키거나 땀 분비를 줄이기 위한 약물 요법, 발바닥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 요법이 사용된다.
이진한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