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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만큼 소중한 사랑의 줄

Posted April. 12,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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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족과 사랑, 집을 원하는 어린 아이를 마음을 열고 받아들였으면 해요.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고국에서 1만여 km나 떨어진 미국 미네소타 주로 갔던 한국 청각장애 입양인 테이야 게트먼(김자영23여) 씨는 최근 본보에 보낸 e메일에서 입양으로 가족을 얻게 된 날이 생애 최고 행운의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 11일 제1회 한국입양의 날을 앞두고 이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1983년 10월 22일 한 택시운전사는 충남 금산시의 한 산부인과병원 앞에 놓인 예쁜 아기를 발견했다. 이 아기의 어머니에 대한 병원 진료기록부에는 잘못된 정보만 적혀 있어 경찰은 부모를 찾을 수 없었다.

이 아기는 국내 입양기관에 맡겨졌다. 하지만 몸무게 1.8kg인 미숙아에다 선천성 청각장애인인 이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이듬해 8월 부부 교사인 티모시 게트먼 씨 가정에 입양됐다.

양어머니 메리 게트먼 씨는 테이야가 청각장애인이란 걸 모르고 입양했지만 우리 가족이 수화를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테이야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내 딸이다고 말했다.

테이야 씨는 세계 80개국이 참여하는 농촌 청년 모임 4-H클럽에서 최고의 리더십 상인 키 어워드를 받고 올해 7월 전미() 청각장애인 미인대회에 미네소타 주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동양인 청각장애 입양인의 어린 시절은 평탄하지 않았다.

그는 6세 때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이웃들과 외모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양부모는 어릴 때 테이야 씨에게 한국의 친부모는 너를 버린 게 아니라 더 좋은 가족과 살게 하려고 우리에게 보낸 거야라며 적극적으로 입양의 의미를 설명해 줬다.

하지만 이 말이 테이야 씨의 친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그는 가끔 친부모들은 나를 잊지 않고 있을까라고 자신에게 묻기도 했다. 친엄마는 한국에서 제일 예쁜 사람일거야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생모의 얼굴을 그리기도 했다. 왜 나를 길거리에 버렸을까하는 생각이 들면 수없이 화가 치밀기도 했다.

테이야 씨는 그럴 때마다 자신을 키워 주는 양부모에게 감사하며 더 열심히 생활했다. 청각장애인 고교에서 그는 수화 웅변상을 받았고 장거리 스키와 사격을 하는 바이애슬론팀에 참여해 상도 받았다. 고교를 졸업하면서 6개의 상을 휩쓸었다.

그는 지난해 양어머니와 함께 처음 모국을 찾았지만 양어머니가 불편해 할까 봐 친부모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

친부모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입양은 당시 친부모가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예요. 나를 훌륭한 가족의 품에서 자라게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할 거예요.

그의 꿈은 청각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것이다. 또 결혼한 뒤 2명의 아이를 꼭 입양하고 싶어 한다.

피가 섞였든, 그렇지 않든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이에요. 가족을 얻게 되는 입양은 축복입니다. 테이야 씨의 말이다.



동정민 장원재 ditto@donga.com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