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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은 골세리머니로 완성된다

Posted April. 14, 200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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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안에선 록 가수가 현란하게 전자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몇 번이고 TV를 돌려보며 머리를 흔든다.

다음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스르르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며 전자 기타를 연주하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한 전자회사 광고의 록 세리머니가 최근 축구팬과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가족 코드/라울의 반지 키스

지난해 11월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김영철(성남)은 골 넣었으면 카메라를 향해 뛰어야지 왜 이상한 곳으로 뛰느냐는 질타를 받고는 골을 넣어본 적이 없어 세리머니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세리머니를 펼치긴 위해선 먼저 골을 넣어야 한다.

대작을 완성하고 낙관이나 사인을 남기듯, 용을 그린 뒤 최후에 눈동자를 그려 넣듯 축구팬은 골 세리머니에서 감격의 절정을 경험한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카메룬 선수들이 보여준 집단 토속 댄스는 이미 고전. 94년 미국월드컵에서 베베토(브라질)의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도 생생하다.

안정환(뒤스부르크)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골든 골을 넣은 뒤 보여준 반지 키스 세리머니는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반지 키스의 원조는 스페인의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

#노출 코드/선수 브라 세리머니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안 비에리(AS 모나코)는 전직 복서 출신답게 골을 넣으면 유니폼 상의를 훌쩍 들어올리며 왕()자가 뚜렷한 복근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 제3회 여자월드컵에서 미국의 브랜드 채스테인이 중국과의 결승전서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뒤 유니폼 상의를 벗은 브라 세리머니는 여자축구 인기에 불을 댕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타깝지만 독일월드컵에서는 이런 모습 보기는 힘들 듯 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를 금지했다. 축구 규칙은 과도한 시간 낭비, 상대를 성나게 하거나 조롱하는 제스처, 옷을 완전히 벗거나 머리 뒤로 넘기거나 머리에 뒤집어쓰면 경고를 주도록 하고 있다.

#정치 코드/디 카니오 파시스트식 경례

골 세리머니는 민감한 정치적 논란도 불러일으킨다.

지난해 1월 이탈리아의 파올로 디 카니오(라치오)가 골을 넣은 뒤 오른쪽 팔을 쭉 뻗으며 관중들에게 파시스트식 경례를 했다. 지난해 2월 카메룬 출신의 스트라이커 사뮈엘 에토오(FC바르셀로나)는 레알 사라고사와의 원정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킨 뒤 원숭이 춤을 췄다..

에토오는 관중들이 먼저 원숭이 소리를 내며 자신을 능멸했고 골을 넣자 먹이를 먹으라는 듯 운동장에 땅콩을 던졌다며 그들이 나를 원숭이처럼 대했기 때문에 원숭이처럼 춤을 췄다고 말했다.

올 독일월드컵에서는 어떤 세리머니가 나올까.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