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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받던 조재환 민주당총장 현장 체포

공천헌금 받던 조재환 민주당총장 현장 체포

Posted April. 22, 2006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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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9시 49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호텔 컨벤션센터 앞에서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던 그랜저TG 승용차를 차량 2대가 가로막았다.

차량 2대에서 내린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 소속 경찰 4, 5명이 승용차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 승용차의 트렁크에서 사과상자 2개가 발견됐다. 각각 2억 원씩, 모두 4억 원이 들어 있었다.

이 승용차의 운전자는 민주당 조재환(57) 사무총장이었다. 조 사무총장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8시 20분경 이 호텔에 도착해 지하 1층 식당에서 12, 13, 14대 의원을 지낸 최낙도(68) 씨를 만났다. 최 씨는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전북 김제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최 씨는 식사를 마친 뒤인 오후 9시 반경 조 사무총장에게 승용차 열쇠를 받아 고향 후배인 신모(51) 씨에게 줬다. 신 씨는 조 사무총장의 승용차에 돈 상자를 실었다.

최 씨는 17일 조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 약속을 했다. 이에 앞서 최 씨는 15일 신 씨에게 현금 4억 원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했다. 신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빌린 수표를 자신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직원들을 시켜 모두 1만 원권으로 바꿔 오도록 했다.

이들이 상경할 즈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첩보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17명을 호텔 부근에 배치했다.

할 일을 한 최 씨는 조 사무총장에게 다시 열쇠를 건네준 뒤 신 씨의 승용차가 아닌 다른 에쿠스 승용차를 이용해 오후 9시 40분경 호텔을 빠져나갔다.

상황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조 사무총장은 최 씨가 떠난 뒤 10여 분이 지나 호텔을 나서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서 트렁크에 선물을 싣는다고 해 열쇠를 건넸을 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사무총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최 씨를 출국 금지했다. 최 씨는 사건 직후 잠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