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원의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이 건물 내 전기가 끊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포스코 측은 18일 낮부터 전기 공급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건물 내 에어컨 가동이 중단됐다. 사태 해결에 진전이 없을 경우 물 공급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사 건물을 불법으로 점령해 업무가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 노조 측과 협상할 의사는 전혀 없다며 농성을 풀고 업무부터 정상화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노사 양측이 벌이고 있는 협상에는 다소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산을 둘러싼 입장 차에는 변함이 없다.
사용자인 포항전문건설협회는 포스코 본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더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토요유급휴일제 등 핵심 사항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으면 철수할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경찰은 70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건물을 에워싸고 있을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치만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 본사 건물은 승강기를 제외하면 위층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폭 2m가량의 비상계단밖에 없어 경찰의 진입이 쉽지 않은 상태. 노조원들은 이 계단을 의자와 쇠파이프 등으로 완전 봉쇄해 놓았다.
또 헬기를 동원해 옥상으로 특공대를 진입시키는 작전도 농성자가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농성 이탈자가 늘어나는 데다 건물 내부 특성상 무리한 진압을 했을 경우 쌍방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어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원 가운데 지금까지 500여 명이 농성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이권효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