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외국인 빌라 냉동고의 두 갓난아이 유기 사건을 조사 중인 방배경찰서는 31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두 갓난아이의 아버지로 밝혀진 집주인 프랑스인 C 씨의 조기 재입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필리핀인 가정부 L(49) 씨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는 누구? 여전히 미궁=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L 씨가 자진 입국한 점, 쌍둥이를 임신하기에는 다소 나이가 많다는 점에 비춰 볼 때 L 씨가 어머니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는 L 씨의 구강점막 세포, 탯줄 끝부분, 집 안의 칫솔과 수건 등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분석 중이며, 하루 이틀 사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집 앞에서 목격된 14세가량의 백인 소녀 소재를 찾는 한편 C 씨의 부인, 제3의 여성 등 여러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쌍둥이 맞나?=경찰은 쌍둥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이란성 쌍둥이일 때에는 유전자가 서로 달라 모계 유전자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혼혈 여부에 대해서도 인종별 유전자 특징이 명확하지 않아 규명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C 씨 입국할까=경찰은 집주인 C 씨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회사 관계자를 통해 조기 재입국을 요청했으며 공식적으로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을 통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다. 경찰이 갓난아이의 아버지로 밝혀진 중요 참고인인 C 씨의 출국을 너무 쉽게 허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경찰은 당시에는 출국 정지를 시킬 만한 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