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지도부, 내 책임만은 아니다=김 의장은 이미 재보선 이전에 창당실패론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은 물론 어떤 정당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재보선 결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3명이나 당선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열린우리당의 패배는 창당 이래 구조적인 문제이고, 다른 당도 나을 것이 없으니 지도부가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뜻으로 들렸다.
김 의장은 대신 자신이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고 나섰다. 김 의장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동에서 정계개편에 대비한 행동을 서두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이젠 액션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추진하는 정계개편이 얼마나 추동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초선의원들 조기 전당대회하자=당내 초선의원 모임 처음처럼 소속 의원 23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내년 2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늦어도 1월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지도부가 전당대회까지 비대위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11월까지 전당대회 등 정치 일정 준비를 차질 없이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도부를 교체한다 해도 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니 전당대회를 열어 문제들을 털어 놓고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것.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각각이다.
처음처럼의 조정식 의원은 전당대회는 열린우리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대선을 위한 세력 규합을 위한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염동연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지금 거의 사망 직전이다. 어떤 형태로든 통합을 위한 절차를 밟는 의미에서의 전당대회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의원은 큰 틀에서 통합론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친노 직계도 통합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는 상황이다. 통합을 전당대회를 통해 질서 있게 하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지금은 한나라당을 반대하고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국민에게 집권의 희망과 비전의 틀을 새롭게 짜서 새 당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지역 분할 구도 강화는 반대=노무현 대통령은 재보선 결과 및 여당발()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1988년 이래 대통령이 정치활동을 해 오면서 일관되게 지역주의에 맞서 싸워 왔기 때문에 지역적인 분할 구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통해 호남 민심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당내 상당수 기류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당 일각에선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 대통령의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정용관 장강명 yongari@donga.com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