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측 - 이강원전행장 불법행위 공모여부 수사

검찰은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과정에서 인수자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불법 행위를 저지른 단서를 잡고 론스타 본사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입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7일 이강원(구속) 전 외환은행장이 경영고문료와 성과급 명목으로 15억 원을 받은 것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 대가로 보고 론스타 본사가 이에 관여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행장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이 체결되기 전인 2003년 2월부터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와 10여 차례 비공식으로 접촉하다가 본계약 체결 직전인 그해 8월 22일경 외환은행 인수 이후 은행장 유임을 보장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전 행장은 인수 대금 납입일(10월 31일) 사흘 전에 스티븐 리 전 대표에게서 행장 교체를 통보받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론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인 11월 3일 외환은행과 형식적으로 경영고문 계약을 체결하고 2004년 경영고문료와 성과급 명목으로 15억 원을 받았다.

채동욱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전 행장이 받은 15억 원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과 관련해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 전 행장이 은행 매각 과정에서 은행 인수 자격에 문제가 있었던 론스타를 시종일관 지원하는 방향으로 매각 업무를 처리했다는 점에서 론스타 측과 공모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당국 간부 등 2, 3명에 대해 이르면 8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변 씨는 2003년 6월 외환은행 대주주였던 한국수출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론스타의 콜옵션(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을 수용하도록 수출입은행에 압력을 넣은 정황이 드러났다.

한편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된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이태훈 정원수 jefflee@donga.com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