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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또 우승 북여전성시대

Posted December. 15, 200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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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가 전성시대를 구가할 태세다.

1960, 70년대 강세를 보이다 1980년대로 접어들며 국제무대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췄던 북한 축구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것.

특히 북한 여자축구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북한 여자축구는 14일 열린 2006 도하 아시아경기 결승에서 전후반과 연장 120분 혈투를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

북한 여자축구는 2001년과 2003년 아시아여자선수권에서 연속 우승했다. 무엇보다 9월 세계여자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을 제패했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대목.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남자와 여자를 통틀어 북한이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06 AFC 어워즈에서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한 최광석 북한 여자청소년대표팀 감독과 청소년대표팀, 그리고 축구협회를 각 부문(감독, 팀, 축구협회) 올해의 상으로 선정했다.

북한 남자축구도 선전했다. 남자축구는 이번 도하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8강까지 올랐다. 비록 남북 대결에서 0-3으로 한국에 패하긴 했지만 3-4-3 포메이션을 도입하는 등 선진 축구의 흐름에 부응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남자 청소년축구도 괄목상대했다. 지난달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 결승에서 북한은 일본을 제치고 30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북한 축구는 전통적으로 체력과 스피드, 팀워크만 강조해 왔지만 1990년대 말부터 각종 국제지도자 자격증 취득 강습을 실시해 오고 있고 선수들을 러시아 등 해외에 진출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닫힌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선진 축구의 흐름을 배우기 시작했다.

폐쇄국가인 북한이 당 차원에서 국제무대에서 관심을 끌 수 있는 축구에 오랫동안 지원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투자와 북한 선수 특유의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선진 기술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북한 축구가 국제무대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