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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크게 주고 크게 받기 교감?

Posted January. 08, 200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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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6자 회담의 1월말 재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섬에 따라 미국이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파격적 제안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제안에 북이 비공개적으로 긍정적인 신호(signal)를 보내지 않았다면 미국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전망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5일 워싱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북한이 미국 측 제안에 건설적 반응을 보여준다면 한미 양국은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파격제안의 내용은?=정부 당국자들은 내용에 관해 함구하고 있으나 최소한 미국이 지난해 12월 5차 2단계 6자 회담에서 북한에 제의한 것보다는 진전된 제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미국은 북한에 영변 5MW 원자로 가동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핵프로그램 신고 핵실험장 폐쇄 등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북에 대한 서면 안전보장과 경제 및 에너지 지원 등 상응조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 장관은 1일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안은 쉽게 말해 크게 주고 크게 받는 방식을 취하자는 것이라며 북한의 6자 회담 대표가 베이징에서 소화하기엔 너무 크다고 말해 그 이상의 큰 것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의 의지 표시로 평양과 워싱턴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625 전쟁 종전() 선언을 통한 북-미관계 정상화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조치일 수 있다.

만일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보일 경우 미국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잠정 평화협정 체결을 인정할 개연성도 있다. 북한은 1998년 잠정협정안을 내놓고 정전협정의 감독임무를 맡았던 군사정전위원회를 대신해 남-북-미 3자 공동안보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적이 있다. 이를 위해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측 고위인사의 방북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의 화답 여부=미국의 제안에 북한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때문에 평화협정 체결 제안이 북한에 그리 매력적인 제안이 아니라는 관측도 나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5차 2단계 6자 회담에서의 미국 측 제안이 북한으로 하여금 모종의 결단을 내리게 할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6자 회담에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자금의 해제와 경수로, 200kW의 전력부족분을 대체할 에너지의 제공에 더 큰 관심을 보였었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제안이 있다면 북으로서도 진지하게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태원 문병기 taewon_ha@donga.com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