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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라, 비두카" 라이언킹이 간다

Posted January. 24, 20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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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가 이적료를 포기하기로 미들즈브러와 23일 합의함에 따라 이동국(28)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확정됐다. 2001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베르더 브레멘에 6개월간 임대로 가 있을 때 적응에 실패한 뒤 6년 만의 해외 진출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레딩 FC)에 이어 네 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 이동국의 이적에 따른 궁금증을 알아본다.

이적료는 없다. 포항은 150만 유로(약 18억 원)를 요구했지만 미들즈브러는 이동국과 포항의 계약 기간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포항은 꼭 가야겠다는 이동국의 의사를 존중해 이적료를 포기했다. 대신 국내로 복귀할 때는 포항으로 와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동국이 현지에서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는 포항과 미들즈브러가 이적료를 5 대 5로 나눈다. 이동국의 연봉은 알려지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4대 리그 중 가장 스피드가 빠르고 몸싸움도 치열하다. 반면 이동국은 골 결정력은 뛰어나지만 스피드가 떨어지고 몸싸움을 꺼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이동국이 과거처럼 수비 가담을 하지 않는 등 많이 뛰지 않는다면 벤치만 지키다 K리그로 돌아올 것이라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동국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뤼트 판 니스텔로이처럼 스피드가 떨어지는 단점을 확실한 골 결정력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국내와 달리 미드필드와 좌우 날개가 탄탄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을 이용하는 플레이를 한다면 오히려 날개를 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문선 한국축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럽 선수에게 전혀 떨어지지 않는 체격(185cm, 80kg)에 특유의 골 감각을 살리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들즈브러에는 5명의 공격수가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 아이예그베니 야쿠부는 확실한 풀타임 주전. 호주 출신 마크 비두카가 투 톱의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제이슨 유얼이 뒤를 받치고 있다. 따라서 이동국은 야쿠부보다는 비두카와 경쟁할 전망. 비두카는 몸싸움과 슈팅이 일품이나 32세의 베테랑으로 체력이 떨어진다.

이동국으로선 지난해 4월 무릎을 다쳐 7개월간 수술과 재활을 거친 터라 얼마나 빨리 경기 감각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이동국이 분데스리가에서의 실패와 부상으로 인한 2006 독일월드컵 불참 등으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시련이 컸던 만큼 정신적으로 준비는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클리블랜드 주의 철강도시 미들즈브러를 연고로 하는 프리미어리그 팀. 이동국이 뛰었던 포항과 닮았다. 1876년 미들즈브러 크리켓 선수들이 축구팀을 만든 것이 유래. 1892년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주관하는 리그에 가입했다. 오랜 역사에 비해 성적이 신통치 않아 1부와 2부 리그를 오가고 있지만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해 도깨비 팀으로 통한다. 올 시즌까지 23년째 프리미어리그에 머물러 있지만 20032004시즌 칼링컵에서 정상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