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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프랑스 대선경제학

Posted April. 14, 200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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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22일의 대선을 앞두고 경제학자들이 바쁘다. 20여년 전만해도 영국보다 잘살았고, 경제가 흔들려도 독일보다는 낫다고 자위하던 위대한 프랑스는 지금 없다. 반세기동안 프랑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7등에서 17등으로 떨어졌다. 급증한 공공적자가 GDP의 65%를 잡아먹고 실업률은 유럽에서 가장 높다. 새 대통령의 과감한 시장주의적 개혁만이 프랑스를 살린다는 절박감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분연히 일어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의 전 경제고문 에릭 베송이 쓴 누가 마담 루아얄을 아는가가 베스트셀러다. 더 많은 정부개입과 노동시장 보호는 프랑스에 재앙을 부른다는 요지다. 요컨대 루아얄의 좌파 처방은 안 맞는다며 결별을 선언한 내용이라 루아얄에겐 손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올리비에 블랑차드는 왜 나는 사르코지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논문을 냈다. 자신이 오랜 사회당 지지자이지만 경제공약 만큼은 우파가 옳다는 주장이다. 철밥통 노동시장 보호를 깨고 정부지출과 세금을 줄여 민간부분의 활력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의 논리만 보면 집권당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의 판정승이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경제학만으로 굴러가던가. 지금 프랑스에선 세계화 인정파와 반대파가 치열한 대리전쟁 중이다. 유럽 다국적 기업의 3분의 1이 프랑스 국적에다가, 경제인구 7명 중 1명은 외국기업에서 일하지만, 4명 중 1명인 공공부문 근로자들은 자본의 논리에 결사반대다.

S세대라고 불리는 80만 명의 청년실업자들이 큰 희생자라는 점은 남의 일 같지 않다. 프랑스어 실습생(stagiaire)에서 나온 S세대는 대학 나오고도 일자리를 못 구해 인턴으로 늙어간다. 설령 경제학자들이 유권자들을 설득하지 못한대도 프랑스엔 경제학보다 힘센 국민감정이 있어서 개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독일경제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독일에 대해선 언제나 라이벌의식을 발동하는 프랑스가 더는 굴욕을 견딜 리 없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