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방안을 주도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실과 국정홍보처는 그동안 정부의 대언론 강경책을 밀어붙였다. 권력의 칼과 방패로 언론을 옥죄고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는 데 앞장서 온 것이다.
홍보수석실은 언론정책 사령탑=홍보수석실 산하엔 비서관 5명(홍보기획, 국정홍보, 보도지원, 국내언론, 해외언론)이 있다. 한국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윤승용 수석은 지난해 12월 국방홍보원장에서 홍보수석으로 발탁됐다. 지금 집 사면 낭패라는 글을 청와대브리핑에 올려 낙마한 이백만 전 홍보수석의 후임이었다.
대언론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파트는 홍보기획비서관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386 핵심 측근인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사실상 실세로 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양 비서관은 언론노보 기자 출신으로 한보사태 때 정태수 총회장의 홍보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외압 경질 시비를 불렀으며 대언론 강경파로 통한다.
국내 신문과 방송의 기사 및 논조를 분석하는 정구철 국내언론비서관도 언론노보 기자 출신.
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홍보기획과 국내언론 등 홍보수석실의 핵심 참모들은 언론과 타협하기보다는 맞서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어서 현직 언론인들의 기용은 철저히 배제된다고 말했다.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은 내일신문, 시사저널 기자 출신. 청와대브리핑 운영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버블 세븐 논란을 일으킨 부동산 시리즈 등을 기획했다.
각 비서관실 산하에 포진한 행정관은 26명. 이 가운데 언론사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일간지 기자 출신 2명 정도다. 언론의 취재 경험을 이해하는 직원들이 드문 상황이어서 홍보수석실이 제대로 언론정책을 만들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돌격대 국정홍보처=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중앙일보 학술 전문기자 출신이다. 청와대 386 측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그는 대언론 돌격대장으로 나서 홍보 라인의 핵심 실세로 자리 잡았다.
그는 2005년 3월 취임 당시 국정홍보처 소속 영상홍보원 장동훈 원장에게 사표를 종용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안영배 국정홍보처 차장은 2004년 7월 청와대브리핑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성적 패러디물을 장시간 방치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파문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에서 직위 해제된 뒤 1개월여 만에 국내언론비서관으로 복귀해 국정홍보처 차장으로 승진했다.
좌충우돌 홍보라인=홍보수석실과 국정홍보처는 비판언론에 대한 취재 거부 등 언론 통제의 첨병을 자임하고 있다. 홍보수석실의 지시에 따라 국정홍보처가 2005년 8월 각 부처에 보낸 정책홍보 업무처리에 관한 기준이 대표적인 사례. 공직자들의 비판언론에 대한 기고나 인터뷰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다.
홍보수석실은 또 일선 정부 부처를 통해 언론에 대한 적극적인 오보 대응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국정홍보처가 언론 보도에 대해 각 부처가 댓글을 달도록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보수석실은 지난해 동아일보의 의견성 칼럼과 조선일보의 분석 기사를 문제 삼아 대통령비서실 차원의 취재협조 거부 조치를 취했다.
한편 국정홍보처는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비판적인 일부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 국정브리핑에 대학생들의 인터뷰를 조작하는 기사를 올려 여론조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연욱 이진구 jyw11@donga.com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