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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님은 요즘 12월 달력만...

Posted June. 01, 2007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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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제 부처 고위 간부인 A 씨는 최근 오랫동안 모셨던 전직 장관 B 씨를 만났다. A 씨는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캠프에 합류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B 씨의 말을 듣고 먼저 가셔서 제가 대선 후에 다시 연락하겠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고 범()여권이 통합을 둘러싼 산통()을 겪는 등 대선 정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료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적지 않은 공무원은 공사석을 가리지 않고 12월에 누가 될 거 같아?라며 대선 이야기부터 꺼낸다. 특히 대선주자들이 현 정권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인 경제 살리기에 높은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A 씨처럼 특정 후보에게 러브 콜을 보내는 경제 관료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의 관계자는 일부 부처의 국장이나 팀장급 공무원 중 합류 의사를 전해 온 이들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함께 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많은 경우 특정 현안에 대한 보고서 등 브리핑 자료를 전달하면서 이른바 눈도장을 찍는 수준에서 이뤄진다.

아직 대선 후보를 관찰하는 수준에 머무는 관료들도 후보들의 정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경제 부처의 한 국장은 책상에 쌓인 서류 뭉치를 잠시 물리고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경제 분야 정책토론회를 TV를 통해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아직 범여권 후보가 나오지 않았지만 유력 후보들의 핵심 공약은 예습해 두는 게 12월 대선 이후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범여권 역시 현재는 지지도가 낮지만 후보가 확정되면 우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무원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관가()의 관측이다.



이승헌 이상록 ddr@donga.com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