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안에 해외자원개발 전문 자산운용사가 국내에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농수산물, 광물, 부동산 등 국내 특정 실물()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운용사가 잇달아 설립되는 등 자산운용이 전문화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5일 최근 자원개발 및 금융파생상품 전문회사 포넷이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전문 자산운용사의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위 측은 산업자원부가 지난해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을 개정해 전문 운용사 설립을 독려하는 만큼 관련 운용사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도 포넷 사장은 인가를 받게 되면 카자흐스탄에서 개발 중인 동광()에 투자할 500억10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원개발 전문 운용사 첫선
개정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은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하는 운용사의 자본금 요건을 10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낮췄다. 또 투자수익에 대해 일정 기간 비과세하는 등 세제() 혜택도 신설했다.
산자부가 해외자원개발 전문 운용사 설립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비하여 민간 자본을 활용해 미리 주요 광물을 개발하고 확보하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원유가스 기준으로 2005년 말 4.1%에 그친 에너지 자주개발비율을 2013년까지 18%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감안할 때 민간 재원의 조달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 KB자산운용이 연금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사업 등에 투자할 3300억 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펀드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간이 차세대 에너지 개발을 맡고, 정부는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식이다.
국내 금융권도 자원개발 분야를 새로운 투자처로 삼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이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공모 해외자원 펀드인 한국베트남 15-1 유전해외자원 펀드를 내놓아 1845억 원을 모집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산은자산운용이 글로벌 클린에너지주식(약 270억 원 규모)을 내놨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해외자원 개발 펀드를 포함한 특별자산펀드 규모는 2005년 말 1조3100억 원에서 이달 25일 현재 4조9380억 원으로 급증했다.
자산운용사도 전문화 시대
산자부 등에 따르면 현재 포넷 이외에도 2곳이 해외자원개발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포화 상태에 이른 일반 주식 채권형 펀드 운용사 신규 설립에는 부정적이지만 자원 등 실물투자 전문 운용사 설립에는 긍정적인 편이다.
예를 들어 올해 4월 예비 설립 인가를 받은 마이어자산운용은 농수산물 광물 등 실물에만 투자한다.
한국인프라자산운용, 맥쿼리IMM자산운용,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자산운용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주력하는 전문 운용사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투자 필요에 따라 금융업계가 부동산, 자원 등으로 상품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다만 자원개발 분야의 투자 전문가가 국내에 많지 않고, 운용경험도 별로 없어 의욕만큼 실적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산자부 당국자는 탐사 단계의 유전 개발은 성공률이 15%에 불과하고 탐사에서 생산까지 20년 이상 걸리는 등 자원개발에는 적잖은 투자위험이 따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나연 박용 larosa@donga.com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