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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위 찍고 다음엔 29위

Posted June. 28, 200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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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테니스 선수에게 잔디코트는 좀처럼 접해 보기 힘들어 낯설기만 하다.

한국의 간판스타라는 이형택(삼성증권)도 마찬가지였다.

2001년 잔디코트에서 벌어지는 윔블던에 처음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형택은 잔디에서 정신을 못 차렸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잔디코트는 하드코트나 클레이코트에 비해 피로감이 더하고 미끄러워 갑자기 넘어지거나 관절을 다칠 위험이 많아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이형택이 올 윔블던에서 3년 연속 2회전에 올랐다.

27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

세계랭킹 51위 이형택은 92분 만에 아르헨티나의 마틴 바사요 아게요(89위)를 3-0(6-4, 6-2, 6-3)으로 제압했다. 올 시즌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1회전 탈락한 뒤 메이저 대회 시즌 첫 승이다.

이형택은 통산 6번째 윔블던 출전인 반면 클레이코트 전문인 아게요는 2004년 1회전 탈락 후 두 번째 도전이었다. 비록 아게요에게 상대 전적에서 2전 전패였으나 잔디코트에서는 이형택이 한 수 위였다.

이형택은 풍부한 경험과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아게요를 공략한 끝에 완승을 엮어냈다.

이형택은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인 강호 아구스틴 카레리(29위)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카레리와는 2003년 독일 함부르크 마스터스시리즈에서 한 차례 맞붙어 0-3(3-6, 6-7, 5-7)로 패했지만 클레이코트였고 2, 3세트에 접전을 펼쳤기에 승산도 충분하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