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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경선 혼탁 부추기는 이-박 선거캠프

[사설] 한나라당 경선 혼탁 부추기는 이-박 선거캠프

Posted July. 12, 2007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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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의 재산 검증을 둘러싼 소송 사태가 어지럽기 짝이 없다.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 등에게 고소 취소를 권유키로 어제 최종 결론을 내렸지만, 김 씨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인()인 김 씨의 결정에 가타부타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에서 드러난 이 후보 측과 한나라당의 태도는 딱할 정도다.

이 후보 측의 박희태 선거대책위원장은 우리 선대위도 당의 기구이기 때문에 소송을 취소하라는 당명을 받들어야 한다. 설령 캠프 내 반대 의견이 강하더라도 그 길로 가는 것이 정도()다고 말했다. 당인()으로서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다. 굳이 2002년 대선 때의 병풍()사건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후보 검증 한답시고 수사기관을 불러들이는 정당을 과연 제대로 된 정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소송이 제기됐고 끝내 취소 여부를 놓고 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이 후보 캠프의 대응이다. 경선은 물론이고 대선 전체가 검풍()에 휘말릴 수도 있는 상황이 연일 계속됐는데도 당 지도부와 상의 한마디 없었다고 한다. 정권 창출의 모체()인 당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캠프 정치에만 매몰된 탓이다.

박근혜 경선후보 측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당 지도부의 고소 취소 방침에 찬성하는 듯하더니 취소 반대로 돌아섰다가 어제 이 후보 캠프가 취소 권유 결정을 내리자 좋은 법률가가 나쁜 이웃이라는 속담을 새삼 떠올렸다며 취소에 찬동하는 태도로 되돌아갔다. 정략적 계산을 앞세운 캠프 정치의 구태를 느끼게 한다.

이, 박 두 후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갈수록 비대해지면서 경선 혼탁을 부추기는 캠프 정비에 나설 일이다. 그리고 19일 열리는 당의 검증청문회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청문회만 제대로 된다면 설령 검찰이 딴 맘을 먹는다 해도 걱정할 일이 줄어들 것이다. 당 검증위원회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의혹의 실체를 파헤쳐야 한다. 그 다음은 국민에게 맡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