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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의식한 서바이벌 게임 탓

Posted November. 09, 200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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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등록을 16일 앞둔 대선정국이 탈당과 대국민 약속 파기, 후보간 합종연횡 추진 등 유례없는 변칙과 혼란에 빠진 근본원인은 무엇일까.

대선 후 불과 4개월만에 치러질 내년 4월 총선에서의 세력 확대를 겨냥한 정파간의 이해 충돌이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대선레이스를 실종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로 이어진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과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당내 갈등도 대선 이후 본격화될 총선 공천권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후보측이 대선 승리 후 국회의원 공천을 독식하고 자파() 의원들을 대거 거세시킬 것을 우려해 이 후보를 돕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사실상 당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 후보 측 관계자는 8일 박 전 대표 측이 경선 승복 선언 때문에 탈당은 못하지만 총선 후 사실상 당을 접수하기 위해 대선 과정에서 확실한 입지와 역할을 담보해두려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도 대선 승리 후 당내 장악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안방까지 내줄 수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 때문에 박 전 대표 끌어안기의 적절한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당안팎에서 대두되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사실상 경선불복과 정계은퇴 번복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탈당과 대선 출마라는 무리수를 두는 것도 대선 이후 총선 정국에서 최소한의 활동 공간을 마련해두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소한 대선에서 2위를 유지하는 한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해 제2당 으로 총선을 치르려 한다는 것이다.

범여권의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7일 회동해 후보단일화 논의를 가속화하기로 한 것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각개 약진으로는 대선승리는 커녕 내년 총선도 치르기 어렵다는 당내 압력 때문이다.

특히 국정 실패의 책임을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급조한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 패배시 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운데다 대선 이후 독자생존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은 친노(친 노무현) 세력들을 묶어두기 위해서도 범여권 통합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결국 내년 총선에 대한 의원들의 불안과 상반된 이해관계가 대선구도의 불안정과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