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제가 처음 도입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4개 영역 별로 1등급을 받는 동점자가 79002만7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수험생들이 대학과 모집단위 선택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수능 수리 가형이 너무 쉽게 출제돼 9월 모의평가처럼 기준치를 넘는 등급 분포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등급제의 맹점을 지적했다.
2007학년도까지는 수능 등급에다 표준점수라는 보완성적을 제공해 변별력을 가릴 수 있었으나 완전 등급제에선 1등급 4%, 2등급 7%, 3등급 12% 안에 들면 모두 같은 성적으로 차지한다.
입시기관들은 9월 수능 모의평가 등급 분포에 2008학년도 수능 응시자(58만4890명)를 적용해 단순 환산하면 1등급은 언어(4.51%)은 2만6300명, 수리 가형(6.17%)는 7900명, 수리 나형(4.34%)는 1만7768명, 외국어(4.68%)는 2만7300명이 같은 등급을 받아 동점자가 된다고 분석했다.
9월 모의평가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영역이 모두 1등급인 수험생은 0.15%인 816명, 언수외 1등급은 0.98%인 5436명으로 줄지만, 영역 조합별로 동점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리 가형이 쉽제 출제되면서 만점자가 속출해 수능 사상 처음으로 1등급 구분 원점수가 만점인 100점이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왔다.
청솔학원은 20일 수능 관련 자료를 내고 온오프라인 수험생 4만5000여 명의 가채점을 분석한 결과 수리 가 만점자 비율은 9월 모의평가 추정치인 3.8%보다 늘어난 4.54.6%로 나왔다며 9월 모의평가의 1등급 비율(6.17%)보다 비율은 줄겠지만 2등급이 비정상적으로 늘어 자연계 최상위권은 수리 가형 성적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학들은 동점자 속출에 대비해 수능 영역별 또는 논술 등의 순으로 우선 합격시키는 방안을 각각 마련했고, 당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준비 학원에는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
김희균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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