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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MB식 조직개편 새 바람

Posted January. 02, 20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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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과 실용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MB식 조직 개편 바람이 재계로 확산되고 있다.

또 이 당선인과 재계 총수들이 지난해 12월 28일 간담회를 가진 이후 기업들 사이에 투자 확대 등 공격경영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외환위기 이후 쇠락했던 기획라인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새 정부의 각종 프로젝트를 재계 차원에서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을 이에 상응하는 태스크포스(TF) 위주로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7개 분과 외에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두고 산하에 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투자유치 기후변화 및 에너지대책 한반도 대운하 새만금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6개 TF를 설치했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경제 복지 노동 등 막연한 분야별 조직보다는 사업 프로젝트별 TF가 성과를 내는 데 좀 더 효율적이라며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복원, 노선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에서 프로젝트 조직을 운용해 효과를 검증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또 사무국 직원 인사평가 때 최근 느슨해진 상대평가를 강화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도 친기업적인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공격경영을 뒷받침할 조직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능이 크게 위축됐던 기획라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자동차사업이 실패하면서 기획통들이 대거 회사를 떠났던 삼성그룹은 지난해 10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신수종사업TF를 출범시키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죄인 취급을 받았던 기업들이 과거 수습과 수성()에 치중했다면 차기 정부에서는 미래지향적 도전적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글로벌 인수합병(M&A)과 신규 투자 등을 총괄 지휘할 기획 기능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이 내년에 1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마케팅판매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경영 모드가 이미 공격적으로 전환됐다며 품질경영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마케팅과 판매를 크게 강화하기 위해 연말 정기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늦었지만 당연한 현상이라며 기업이 구조조정만 하고 있으면 다 죽게 되지만 지금까지는 투자하고 성장할 분위기가 안 돼 못 움직였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획라인이 강화된다 하더라도 옛날처럼 무턱대고 은행 돈을 빌려 투자할 때와는 다르다며 투자를 늘리더라도 수익성과 안정성을 꼼꼼히 따지는 재무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 김유영 bae2150@donga.com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