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두 번째 관문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8일)를 앞둔 주말,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검은 돌풍은 계속됐다. 공화당에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3위권에 머물면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양당 모두 2강 각축=뉴햄프셔의 판세는 민주공화당 모두 치열한 2강 대결구도로 분석된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1년간 압도적 선두를 달리다 3일 아이오와 주에서 치욕적인 3위를 기록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불안한 선두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공개된 로이터통신의 뉴햄프셔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 후보는 32% 대 28%로 오바마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매일 조사결과를 업데이트하는 로이터의 조사 결과를 보면 불과 하루 만에 격차가 2%포인트 줄어드는 등 오바마 후보가 급속히 따라잡는 추세다.
CNN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33%의 지지를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은 5일 뉴햄프셔 주를 조사했더니 오바마 후보가 힐러리 후보를 36% 대 26%로 무려 10%포인트 앞섰다고 발표했다.
5일 현재의 전국 판세는 아직도 힐러리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8일 열릴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도 검은 바람이 분다면 향후 판세는 힐러리 후보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화당은 꺼진 불로 통했던 매케인 후보의 부상이 주목된다. 대표적인 이라크전쟁 찬성론자이면서 일찌감치 공화당 선두주자로 인식됐던 그는 이라크전쟁 전황이 나빠지면서 지지율이 3, 4위를 맴도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뉴햄프셔 유권자는 인근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냈던 롬니 전 주지사와 매케인 상원의원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케인 후보는 조지 W 부시 후보와 맞대결을 펼쳤던 2000년 선거 때 이 지역에서 승리한 인연이 있다.
코커스 참여자의 60%가 기독교신자라고 답할 만큼 보수적 색채가 짙은 아이오와와는 달리 뉴햄프셔는 복음주의의 영향력이 작다. 아이오와에서 깜짝 1위를 했던 허커비 후보는 지지율이 10%대 초반(로이터 12%)을 맴돌고 있다.
흑인표, 오바마로 이동할까=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6개월간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흑인들은 (오바마 후보보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흑인 존중 정책이 좋다며 힐러리 후보를 지지해 왔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의 아이오와 승리를 전후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흑인 유권자들의 오바마 표쏠림 가능성이다. 백인 비중이 95%인 아이오와 주가 오바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면 백인 유권자의 오바마 후보 기피가 크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5일 흑인유권자가 오바마 후보의 (백인 표가 유독 많았던) 아이오와 승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그렇다면 흑인 표심이 오바마 후보 쪽으로 쏠리는 현상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19일로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경선은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흑인 유권자 비중이 50%나 된다. 물론 미국 내 흑인 유권자는 12%이며 이중 민주당 지지가 늘 90% 안팎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흑인 유권자의 표심 변화가 본선 경쟁력을 크게 높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