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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주민들 희망 되찾게 특별법 제정을

Posted January. 19, 200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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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민들이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18일 집회를 열고 특별법 제정 등 적극적인 지원을 정부에 촉구했다.

주민 1명이 집회 도중 분신을 시도했다가 병원에 실려 갔다. 불을 붙이기 전에 미리 극약을 마셔 중태.

태안군 어민으로 구성된 유류피해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태안읍 동문리 태안군수산경영인회관 인근 도로에서 4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태안유류피해 특별법 제정 대정부 촉구 대회를 열고 피해지역의 완전 보상 및 복구, 가해자 무한책임을 요구했다.

행사는 기름유출 사고 뒤 음독자살한 어민 2명에 대한 묵념과 투쟁 결의, 유조선 및 예인선 처단식, 수산물 폐기식, 어구 반납식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진권(한국수산경영인회충남연합회장) 투쟁위원장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은 물론이고 관광 음식 숙박업자도 생계가 막막해졌다며 주민이 조속히 희망을 되찾도록 정부는 당장 특별법을 제정하고 삼성은 사과부터 한 뒤 무한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행사가 시작된 지 47분 만인 오후 1시 47분경 연단 뒤쪽에 있던 지모(56) 씨가 극약을 마신 뒤 분신을 시도했다.

목격자 박광식(52안면읍 창기리) 씨는 지 씨가 페트병에 담아온 휘발유를 머리에 부은 뒤 연단 쪽으로 뛰어가며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와 경찰이 급히 불을 끄고 서산의료원으로 옮겨 응급조치를 한 뒤 천안시의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겼다.

지 씨는 태안읍내 재래시장에서 M수산이라는 횟집을 운영하면서 수산물 운송업을 겸했으나 기름유출 사고 이후 손님이 뚝 끊겨 처지를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어민의 잇단 자살이 생계 걱정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600억 원 이상을 긴급생계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려 보낸 긴급생계비 300억 원과 1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지원을 약속받은 추가 생계비 300억 원, 충남도로 답지한 성금 150억 원 중 일부를 긴급 방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태안군 서산시 보령시 서천군 당진군 홍성군 등 6개 시장군수는 이날 생계비 배분을 위한 긴급회의를 했다.

태안지역에서는 기름유출로 피해가 나자 10일 이모 씨가, 15일 김모 씨가 극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