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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BBK의혹 부풀린 정치세력 사죄해야

[사설] BBK의혹 부풀린 정치세력 사죄해야

Posted February. 22, 2008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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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특별검사가 사흘 뒤면 대통령에 취임하는 이명박 당선인의 BBK 의혹 멍에를 벗겨주었다. 정 특검은 어제 40일 동안의 수사를 마치고 이 당선인을 둘러싼 BBK주가조작 및 횡령, 서울 도곡동 땅 소유, 서울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이 모두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특검은 검찰에 회유 협박을 당했다는 김경준 씨의 주장도 착오 또는 허위주장이라고 결론 냈다.

삼청각에서 꼬리곰탕을 먹으며 이 당선인을 조사한 방법을 놓고 논란이 일긴 했지만 특검이 그동안 드러난 증거와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내린 수사결론이다. 검찰 수사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과 대선 후보들이 의혹을 제기하자 국회에서 특검법까지 통과시키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얻어낸 결과인 것이다.

물론 검찰 수사 후 불거진 이 당선인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과 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가 받았다는 BBK 명함 때문에 검찰 수사의 신뢰성이 떨어져 특검을 부른 측면이 있긴 하다. 그러나 특검 수사결과가 나온 지금은 이 모든 논란을 접는 게 순리다. 특검의 수사 결과까지 부정한다면 우리 사회의 법질서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지난해 대선 직전 신당 측은 김경준 씨가 대선에 임박해 미국에서 귀국하자 대선 판도를 바꿀 폭탄이라도 들어온 것처럼 큰 소리를 쳤다. 야당은 이명박 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총선 전략으로 이 사건을 계속 물고 늘어져 BBK 특검법 통과를 관철시켰다. 위헌 논란까지 빚으며 특검팀이 가동됐지만 검찰 수사결론과 달라진 것은 도곡동 땅 소유자가 제3자에서 이상은(당선인의 형)으로 바뀐 것뿐이다.

대선 과정에서 BBK의혹 부풀리기에 앞장섰던 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현 통합민주당, 뒤늦게 이 후보의 BBK 낙마 가능성을 구실로 대선 가도에 뛰어들었던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사죄해야 한다. 이 총재는 2002년 대선 때 김대업 씨의 거짓 병역비리 폭로로 최대 피해를 본 당사자이면서도 불확실한 폭로를 근거로 이명박 흔들기에 가담했다. 이런 정치풍토에선 공명정대한 정치문화와 선거문화를 가꿔나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