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 선에 바짝 다가서 10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가격 상승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률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다 밀과 콩, 옥수수 등에 이어 쌀 가격도 급등세를 보여 곡물 가격 급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주말 배럴당 94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3일에도 배럴당 94.87달러로 올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도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0.61달러 오른 102.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 약세로 국제투자자금이 국제원유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1월초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75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올해 성장률을 4.8%로 전망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를 고려해 조만간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 전망을 80달러대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규제완화와 감세() 등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정부 계획이 실현되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은 4%대 초중반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한편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국제 쌀값의 기준이 되는 태국의 쌀 가격이 지난주 1989년 이후 처음으로 t당 500달러대로 올라서는 등 국제 쌀값이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설비투자가 전년동월 대비 0.9% 감소하고 건설수주도 작년 1월에 비해 13.1% 줄어들어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성장률 6%를 목표로 정책을 운용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신치영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