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산유국을 중심으로 원유 정제 플랜트 및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플랜트 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려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로 무게 중심이 옮겨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지식경제부와 한국플랜트산업협회에 따르면 1분기(13월)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111억 달러로 역대 최단 기간에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2005년만 해도 158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6년 254억 달러, 지난해 422억 달러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100억 달러 수주를 달성하는 데 걸린 기간도 2005년 9개월에서 2006년 6개월, 지난해 5개월로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해외 플랜트 수주 호황의 원인은 중동 등 산유국이 산업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플랜트 발주를 크게 늘리고, 오일 메이저들의 심해저용 해저시추선 등 해양 플랜트 발주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11억 달러의 수주액 가운데 해양 플랜트가 53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 늘었다. 산업시설 수주도 12억9000만 달러로 350% 급증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 플랜트 수주가 원유 정제 및 석유화학 플랜트 등 하류 부문에 집중돼 있을 뿐 원유 생산 및 시추 플랜트, LNG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 아직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 플랜트업체의 수주 호황은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 업체들이 LNG 플랜트 같은 이른바 돈 되는 플랜트 시장으로 쏠리면서 생긴 반사이익이라는 측면도 있다.
원유의 시추, 생산, 정제에 이르는 일련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오일 메이저가 좌지우지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공정의 일부 플랜트에만 참여해 일감 따 먹기식 수주에 그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 플랜트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단기적인 플랜트 수주액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플랜트 산업을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기술 및 인력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