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 막걸리의 매력에 취했다.
매일 오후 7시경이 되면 도쿄()의 코리아타운 신오쿠보()역과 쇼쿠안()거리 일대는 한국식 불고기를 안주 삼아 한잔하려는 남녀 직장인들로 붐빈다.
일본인들의 평소 음주습관에 따라 생맥주를 1잔씩 마시고 나면 그날의 본격 주종()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시작되지만 결론이 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발언권이 센 여성들이 맛코리(막걸리의 일본식 발음)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신오쿠보역 근처에서 한국가정요리점 하루방을 운영하는 한길수 사장은 요즘 코리아타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라면서 좌석 10개 중 7개는 막걸리를 마시는 손님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의 국적 분포를 보더라도 일본인이 한국 관광객이나 재일교포에 비해 4배가량 많다고 전했다.
일본인 술손님들에게 막걸리를 내놓은 곳은 한국식당뿐만이 아니다. 대형 이자카야(대중 주점) 체인인 사쿠라수산은 250개 산하 점포에서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유통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강원 철원군에 본사가 있는 초가는 대형 종합슈퍼마켓(GMS)인 이온 및 이토요카도, 한큐백화점의 일부 점포를 통해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체인인 로손 등에 이동 막걸리 등을 제공하고 있는 이동저팬은 7월부터는 편의점 에이엠피엠에도 진출한다.
이동저팬 김효섭 사장은 막걸리 매출이 매년 2030%씩 늘고 있다면서 4월부터 여성모델 2명이 등장하는 TV CF를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막걸리의 달짝지근한 맛이 일본 여성들을 매료시킨 것 같다면서 일본은 술을 많이 마시는 문화가 아니어서 막걸리의 약점인 숙취나 트림도 별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천광암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