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촛불이 KBS 지켜준다는 광고는 협회 독단

Posted June. 20, 2008 03:03   

中文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 PD들의 친목단체인 PD협회가 특정 정파에 편향되고 소수의 집행부에 의해 독선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내부의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KBS PD 20여 명은 18일 PD협회 정상화 추진 협의회를 결성해 특정 정파와 외부 집단에 대한 편향적 활동으로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집행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또 MBC 시니어노동조합 위원장인 정수채 PD도 같은 날 MBC PD협회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 두 중견 PD의 목소리를 들었다.

PD협회는 기본적으로 친목단체인데 현 집행부가 사회적 이슈마다 정치적 편파성을 갖고 관여해 내부 분열을 심화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KBS PD협회의 편파성과 독선을 지적하며 PD협회 정상화추진 협의회 대표 오진규 PD는 PD협회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협회원의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PD협회의 편파성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꾸준히 비판해 오던 PD들이 개별 의견만으로는 협회의 문제점이 개선될 수 없다고 보고 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 PD협회 간부가 사내 게시판에 PD협회를 비판하는 글을 분석하고 IP 주소를 추적해 보니 이것이 극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말은 안 하지만 PD협회의 현재 모습에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PD협회 간부의 글을 계기로 그동안 협회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사람들이 모여 협회 집행부를 각성시키기 위해 공동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협의회 결성을 협회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발족 취지문에서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현 집행부 퇴진 협회비 사용 명세 전면 공개 등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협회비 납부 중단과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오 PD는 특히 최근 PD협회가 11일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촛불이 KBS를 지켜줄 것이라는 광고를 전체 회원의 뜻을 무시한 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 내기 전 집행부와 직접 만나 광고 게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자 광고를 내지 않거나 내더라도 신중하게 하겠다고 얘기했으나 정작 사전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광고를 냈다고 말했다.

오 PD는 또 이 과정에서 505명의 PD가 낸 성금으로 광고를 냈다고 하는 PD협회의 설명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신문 광고 등을 내겠다고 한 제안이 PD협회 총회에서 나온 게 5월 말인데 광고 내기 전날인 10일까지 505명이 돈을 내고 이것을 모아 광고비로 쓰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협회비 일부를 광고비로 전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협회비 사용 명세 공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집회에 PD협회 간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연주 사수 등을 외치도록 한 점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PD는 지금까지 50여 명의 PD가 협의회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를 PD협회 집행부와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오 PD는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등을 제작한 예능PD 출신으로 현재 심의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정보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