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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1건 모두 유죄 폭력땐 징역형-집유

Posted June. 26, 20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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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로 55일째를 맞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그동안 촛불집회 형식으로 불법집회를 강행한 사람들에 대해선 모두 유죄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법원은 집회 목적과 다르게 정치성 구호를 외치거나 도로를 무단 점거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했다. 또 폭력을 행사한 사람에게는 대부분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다.

목적과 다른 정치적 구호 불법 간주

동아일보가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촛불집회나 촛불문화제를 명목으로 불법 집회를 했다는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재판을 받아 판결이 난 21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두 유죄 판결이 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21건 중 9건은 검찰이 약식명령을 청구한 사건을 피고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식재판으로 청구한 고정사건이다. 고정사건은 상대적으로 혐의가 가벼운 사건으로, 검사가 구형한 벌금형을 초과해 법원이 판결을 내릴 수 없다.

촛불집회 관련 고정사건은 일반교통방해나 업무방해 혐의가 많았다. 법원은 대부분 검찰의 구형을 받아들여 50만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시 성동구의 한 입시 학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한다고 모여 운전기사의 부당해고를 규탄하며 학원 진입을 시도한 전 서울일반노조위원장 임모(42) 씨 등이 올해 1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게 대표적이다.

고정사건 외 나머지 12건은 도로교통법 위반을 비롯해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가 많았다. 특히 상해 및 재물손괴 등 폭력이 행사된 경우는 모두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0052007년 서울에서 촛불문화제 명목으로 신고되지 않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집회를 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문모(53) 씨 등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문 씨 등은 집회에서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경찰 버스를 부수고 쇠파이프로 폭력을 행사했다.

위법 알면서 폭력 순수성 의문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법원의 잇따른 유죄 판결이 표현 및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촛불집회는 대부분 문화제, 추모제를 위한 자발적인 모임이며 일부 폭력은 방어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민주사회에서 의사표현과 실현방법은 절차상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민주적 비판이나 설득을 포기한 채 위법을 알면서도 폭력을 행사하면 그 목적의 순수성까지 의심 받게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집행유예 선고가 많아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에 대해선 일부 검찰이 촛불집회와 관련해서는 여론을 의식해 소극적으로 기소하는 편인 데다 피고인들도 우연히 집회에 참석했다는 식으로 발뺌해 중형을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형량이 낮다 보니 최근엔 법을 어기고도 자신을 잡아가라는 식의 시위자가 나오는 것이라며 일몰 후 집회 불가 등의 비현실적인 법규는 고칠 필요가 있지만 공권력에 폭력을 휘두르고 사유재산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선 실형을 내려 법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식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