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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DA 다자협상 결렬로 더 중요해진 FTA

[사설] DDA 다자협상 결렬로 더 중요해진 FTA

Posted July. 31, 200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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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153개 회원국 간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이 어제 결렬됐다. 한때 잠정합의 단계까지 갔지만 인도와 중국이 농산물 수입량 급증시 추가관세를 부여하는 개도국 긴급수입관세(SSM)의 발동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이에 미국이 반대하는 등 몇 쟁점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DDA 협상은 개시 7년 만의 타결 호기()를 잃고 말았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포기는 이르다고 했지만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내년 유럽연합(EU) 집행부 및 WTO 사무총장 교체 등 주요국 정치 상황과 맞물려 앞으로 12년간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통상질서가 다자()협상 중심에서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층 더 옮겨질 것을 예고하는 정황이다.

FTA 확산이 세계적인 조류임에도 한국은 2004년 4월에야 한칠레 FTA를 처음 발효시켰다.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한 나라이면서도 FTA에 너무 늦게 참여한 것이다. 다행히 작년 한미 FTA 체결로 FTA 경쟁에서 추월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한미 국회의 비준동의가 늦어져 조기 체결의 이익도 못 챙기고 있다.

FTA는 해외시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한EU FTA는 한미 FTA와 함께 우리의 경제구조를 선진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비해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자원부국과는 자원 확보를 위한 FTA가 긴요하다. 우리는 한미 FTA 협상 타결을 계기로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FTA 협상 요청을 더 강하게 받고 있어 아세안(ASEAN)과 협력하면서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DDA든 FTA든 기본은 시장개방이다. 그동안 백조 원 단위의 혈세를 쓰고도 국내 농업의 상황을 개선하지 못했다. 농산물 보호 논리에 경제 전체를 계속 묶어둘 수는 없다. 우리는 칠레와의 FTA 협상 때 우리 과실류를 과잉 보호하느라 칠레 가전()시장을 다 열지 못했다. 그래서 뒤늦게 칠레와 FTA를 맺은 중국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전철을 더 밟아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