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체에서 인체로 전염되는 슈퍼독감에 대비할 수 있는 고병원성 H5N1 AI(조류인플루엔자) 인체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충남대 서상희(43수의학과사진)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인체에 감염되는 고병원성 H5N1 AI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AI 인체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사람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족제비(ferret)를 활용해 효능을 확인했다.
AI 인체백신 개발은 국내에서는 처음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라고 서 교수 팀은 밝혔다.
서 교수 팀은 이번에 개발한 AI 인체백신을 CNUK-H5N1-08-01로 이름 짓고 정부에 보유 신고를 마쳤다. 10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2008 화생방 심포지엄에서 백신개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 교수 팀은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인체 감염 AI 균주() 취급 허가를 받고 올해 7월 정부에서 동물 실험이 가능한 3등급 생물안전시설(BL3) 허가를 받아 백신 개발에 나섰다.
이번 인체백신 개발로 국민은 슈퍼독감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슈퍼독감은 조류에서 인체로 감염된 고병원성 H5N1 AI가 변형을 일으켜 호흡기 등을 통해 다시 인체로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슈퍼독감인 홍콩독감(1968년)은 세계적으로 100여만 명, 아시아독감(1957년)은 200만 명, 스페인독감(1918년)은 5000만 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서 교수 팀에 따르면 국내 일부 제약사가 수입한 유행성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슈퍼독감이 창궐할 경우 효과가 미지수인 데다 동남아에서는 이미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는 고병원성 H5N1 AI가 출현한 상태다.
AI 인체백신 개발은 슈퍼독감 창궐 시 균주를 공수 받아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슈퍼독감은 발생 시기마다 조금씩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다를 수 있어 이미 개발해 비축한 백신은 7080%의 효과만 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