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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능 D-10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부처 찾는 학부모들

오늘 수능 D-10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부처 찾는 학부모들

Posted November. 03, 20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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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왔다는 한 수험생 학부모(47)는 아들이 몸 건강히 수능을 치르고 자신이 소망하는 대학에 진학하게 해달라고 기원했다며 3000배를 이어갔다. 대구에서 온 다른 학부모(52)는 재수생 딸이 올해는 꼭 명문 대학에 합격할 수 있도록 100일 기도 중이라고 말했다.

관리사찰인 선본사(주지 향적스님) 측은 주말인 1, 2일 3만여 명의 인파가 다녀갔다고 추산했다. 향적 스님은 눈 비 속에서도 기도를 멈추지 않는 신도들을 볼 때면 경외감이 든다. 자식 잘되기를 기원하는 부모의 마음과 정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자녀들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600만 명가량의 참배객이 몰려드는 이곳 갓바위는 수능철인 11월이 가장 붐빈다. 가파른 계단을 각각 1시간(대구 방면)과 30분(경산 방면)에 걸쳐 올라야 하지만 24시간 참배객이 이어지고, 한낮에는 정상 수백 m 지점부터 오고 내리는 인파로 체증을 이룰 정도다. 선본사 측은 참배객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도들의 공양미 중 월 100가마를 복지관 등 불우이웃 시설에 기부하고 있다.

산 정상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자연석 화강암으로 조성된 갓바위 부처님의 정식 명칭은 팔공산 선본사 관봉 약사여래불. 국가지정 보물 431호로, 전체 높이가 4m에 이르는 당당한 위풍과 자애로운 얼굴 표정, 어깨까지 내려오는 큰 귀가 인상적이다. 약사여래불이지만 머리에 이고 있는 너비 1.8m, 두께 15cm의 갓 모양 3변형 자연 판석() 때문에 통상 갓바위 부처님으로 불린다. 신라 선덕여왕 7년(638년) 원광법사의 수제자인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어머님을 위해 한 번 절하고 한 번 쪼는 일배일정으로 22년에 걸쳐 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 시민 중 일부 등산인과 무속인들 사이에만 알려졌던 이 불상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62년 10월 2일 동아일보 첫 보도를 통해서였다. 약사여래불로 병 치유에 효력이 있고, 머리에 쓰고 있는 판석이 학위 모자를 연상시켜 특히 입시에 효험이 있다는 입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전국적 기도처가 됐다. 특히 불상이 부산을 향해 좌정해 있어 남 달리 불심이 깊은 그곳 신도들이 가장 많이 찾아온다. 한편, 최근 대구시 측이 갓바위까지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 불교계가 환경훼손과 성지보호 차원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 곳곳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 참배객들은 특히 선본사 입구에서 갓바위에 이르는 진입로 콘크리트 도로 구간이 낡고 곳곳에 홈이 패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명철 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