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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각국 정상들의 굴욕

Posted December. 25, 2008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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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각국 정상들에게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어디를 가도 항상 카메라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각국 정상들이 공개적으로 당해야 했던 민망한 사건을 굴욕 시리즈로 정리해 봤다.

임기 말 부시, 패러디 게임 인기

굴욕 시리즈의 압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당한 신발테러였다. 퇴임을 앞두고 12월 극비리에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던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이건 이라크인의 작별인사다라며 이라크 기자가 연거푸 던진 신발 두 짝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해당 기자는 체포됐으며, 부시 대통령도 가볍게 넘겼다. 그러나 동일 모델 구두에 대한 주문이 37만 켤레나 쇄도했고, 이를 패러디한 인터넷 게임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르코지, 나에게도 관심을.

6월 이스라엘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모델 출신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의 미모에 가려 주목을 못 받았다. 당시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1면에 왕비 카를라 제목으로 사르코지 부부의 도착 사실을 전하고, 두 개 면에 걸쳐 브루니 여사가 입고 있던 프라다 정장과 핸드백에 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일간 하레츠의 1면 사진은 부인의 얼굴로 가득 차 있고, 사르코지 대통령 얼굴은 왼쪽 구석에 행인처럼 찍혔을 뿐이다.

독일 총리 메르켈?누구?

3월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의 한 행사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기계가 총리를 검색해내지 못해 무안해졌다. 오델로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휴대전화로 인물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데이터베이스(DB)에서 일치하는 인물을 찾아내 문자메시지로 누구인지 알려주는 서비스.

행사 관계자가 참석한 메르켈 총리를 찍어 전송하자 어떤 인물인지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던 것. 황당한 총리는 제 정보 좀 (DB에) 올려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영국 브라운, 일본 아소 총리 단어 하나 틀렸을 뿐인데

고든 브라운 총리는 10일 하원에 출석해 은행을 구했다(We saved the bank)라고 말하려다가, 세상을 구했다(We saved the world)라고 말해 의원들의 야유를 받았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비교적 쉬운 한자인 빈번(힌판)과 답습(도슈)을 엉뚱한 발음으로 읽어 망신을 당했다. 만화만 읽으니 한자를 못 읽는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부인인 지카코 여사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아침저녁으로 신문과 CNN도 본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노지현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