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는 2008년 12월호에 미네르바의 기고문이라며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라는 글을 게재했으며 K 씨는 이 글을 직접 썼다고 밝혔다.
K 씨는 인터뷰에서 대학은 인문대를 나왔고 국내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투자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미네르바는 7명의 그룹으로 2, 3년 전부터 친목모임으로 모였고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 7명이 외환 부동산 주식 채권 파트로 나눠 경제상황을 분석했고 내가 대표 집필을 했다고 말했다.
K 씨는 박 씨가 미네르바의 인터넷주소(IP)를 썼다는 검찰의 발표에 대해 2008년 말 이후 이 IP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박 씨가 IP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신동아 기고 건으로 갈등을 빚어 연락이 안 되는 1명이 박 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아는 이 인터뷰와 함께 K 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인맥 중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인물에게 블라인드(Blind)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K 씨의 신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또 K 씨가 지인과 주고받은 대화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다음 아고라에 오른 미네르바의 글과 배경 설명이 일치하는 대목이 많은 점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신동아는 K 씨가 불이익을 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이유, K 씨의 놀랄 만한 정보력과 네트워크, 여러 사람이 하나의 IP로 글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19일 K 씨가 진짜 미네르바인지 확인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구속된 박 씨가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한 미네르바가 분명하며 배후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다른 사람 또는 그룹이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을 썼다 해도 범죄가 아닌 이상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 씨가 정부가 주요 금융기관에 달러매수 금지 공문 발송 등 허위사실 유포로 문제가 된 두 편의 글을 쓴 것이 확실한 이상 누가 진짜 미네르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박 씨의 집 IP와 누리꾼들이 미네르바 글 모음집을 만들면서 진짜 미네르바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은 IP가 일치하며 박 씨 스스로 자신이 쓴 글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기존의 수사결과를 거듭 확인했다.
한편 박 씨는 신동아 보도에 대해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예측한 글을 포함한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글들은 모두 내가 쓴 것이라고 19일 변호인을 통해 주장했다.
박 씨의 변호인인 박찬종 변호사는 이날 오전 박 씨를 접견한 뒤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을 찾아와 박 씨는 나는 신동아와 인터뷰를 하거나 기고한 적이 없고, 7인의 미네르바 팀 중 행방불명된 사람과 연결됐을지 모른다는 추정과도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박 씨의 IP가 조작됐을 가능성에 대해 박 씨가 왜 자기 집 IP를 조작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박 씨가 신동아 보도로 자신이 마치 가짜인 양 취급당했다는 것에 마음이 상해 있다고 밝혔다.
서정보 전성철 suhchoi@donga.com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