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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피한 살인마

Posted March. 07, 200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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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 씨(39)가 6일 법정에 섰다. 경찰에 붙잡힌 지 41일, 검찰이 구속기소한 지 12일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강 씨는 연한 초록색 수의를 입은 채 피고인석에 앉았다.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면도를 했는지 깔끔한 모습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들 속 친절한 매력남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붉게 상기된 얼굴에서는 첫 재판에 따른 긴장감이 엿보였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강 씨는 낮지만 비교적 또렷하게 대답했다. 이어 검찰이 공소요지를 읽는 20여 분 동안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피고인석 의자를 비스듬히 돌려 앉아 방청객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곧 끝날 것처럼 보였던 재판은 강 씨 측 국선변호인인 김기일 변호사가 검찰의 공소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팽팽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범죄사실과 관련이 없는 강 씨 전과의 성격, 가정사 등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찰이 피의자를 기소할 때 공소장 외에 다른 증거나 서류를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이에 검찰 측은 강 씨의 진술이나 변명이 일반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의 성격과 성향을 불가피하게 적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성호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