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례군사연습 키 리졸브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거세다.
북한은 6일 남한 민항기에 대한 위협을 시작으로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최고사령부 성명, 군 통신 및 개성공단 출입 일시 차단 수순으로 강경대응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를 내부 결속과 대미대남 압박을 위한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사실 북한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려 한다면 한미군사연습에 무력 훈련으로 대응해야 한다. 실제 북한은 1990년대에는 한미합동훈련에 대규모 기동훈련으로 맞대응했다. 그에 비해 현재 북한의 대응은 협박과 손쉬운 차단조치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한국군 관계자는 10일 북한군이 대외적으론 다각적인 긴장 고조전술을 펼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동계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는데도 대규모 부대 이동이나 기갑부대 훈련, 비행 훈련 등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료난, 식량난 등으로 기동 훈련조차 할 능력이 없이 무력한 북한군의 현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2005년 리언 러포트 당시 주한 미군사령관은 북한군 비행사들의 1년 훈련량은 1215시간으로 한국군의 한 달 훈련량에도 못 미친다고 증언했다. 북한 에너지 전문가인 미국 노틸러스연구소 데이비드 히펠 연구원도 2005년 북한 기갑부대의 연료사용량은 고작 3000t으로 1990년의 6만3000t에 비해 21분의 1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전투기의 잦은 출격을 유도해 보유 연료를 소진시킨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작전계획 5030이 2005년 국회에서 논란이 됐었다. 지금의 북한군은 언제든지 평양을 초정밀 공격할 수 있는 8척의 이지스함과 수십 대의 최신 전투기에 대응해 초계비행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재래식 전력을 만회하기 위해 집착해온 핵무기는 적절한 운반체조차 없다.
0.001mm라도 침범하면 천백 배의 보복타격등 온갖 강경 수식어를 다 동원한 북한의 신경질적 반발에는 이러한 불안과 초조, 무기력함과 약자의 허장성세 등이 복합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