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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난 일본 꺽으면 미와 격돌 결승 수싸움

또 만난 일본 꺽으면 미와 격돌 결승 수싸움

Posted March. 20, 20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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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쿠바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조 패자결승전이 열린 19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는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 경기 전 훈련을 지켜보는 하라 다쓰노리 일본 감독의 얼굴에도 짙은 긴장이 배어 있었다. 전날 한국에 1-4로 패한 탓에 이날 지면 4강 탈락의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하라 감독의 굳은 표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0-0으로 맞선 4회 2사 2, 3루에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날린 평범한 뜬공을 쿠바 중견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가 잡지 못했다. 짙은 안개가 일본을 도왔다. 실책 덕분에 2-0으로 앞선 일본은 결국 5-0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과 일본은 20일 오전 10시 1조 순위결정전에서 다시 숙명의 라이벌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만 벌써 네 번째 대결이다.

하라 감독은 한국과 일본 야구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라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을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일 경기는 내일 생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한국전 패배로 충격에 빠졌던 일본은 쿠바를 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9일 아시아라운드 한국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던 이와쿠마 히사시는 선발로 나와 6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실점을 허용한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날 스즈키 이치로도 부진의 늪에서 탈출했다. 7회 13타수 만에 첫 안타를 기록한 뒤 9회에는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3루타를 때려낸 것. 이치로가 살아나면 일본은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왼손 투수인 장원삼(히어로즈)과 우쓰미 데쓰야를 선발로 발표했다.

반면 이날 4강에서 탈락한 쿠바는 58년 동안 이어온 국제대회 결승 진출 기록을 40에서 마쳤다. 쿠바는 이 기간에 33차례 우승, 7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WBC 결승에서는 일본에,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2조에서는 베네수엘라가 순위 결정전에서 미국을 10-6으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20일 일본을 누르고 조 1위가 되면 23일 2조 2위 미국과 맞붙는다. 만약 한국이 일본에 지면 22일 1조 1위 베네수엘라와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