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터에 거꾸로 생산직 직원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는 중소 제조업체도 많다. 애써 사람을 뽑아도 곧 회사를 떠나 시간과 돈만 날린 사례도 부지기수다.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가 올해 2월 종업원 1000명 미만 341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3209명 중 37%가 입사 1년도 안 돼 퇴사했다. 중소기업 공장에서 일하기보다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가거나 아예 실업자로 남아 실업급여를 챙기려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 이러다보니 중소기업에서 숙련공 양성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대기업 공기업이나 화이트칼라 직종의 취업문은 좁디좁다. 그런데도 많은 젊은이가 이런 직장에만 집착하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허송세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라경제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이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공장을 충분히 돌리지 못하면 생산과 세원()이 줄어든다. 한쪽에 일자리가 있는데도 실업급여를 챙기는 사람이 늘어나면 납세자의 세금부담이 가중되고 국가 재원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실업자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중요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로의욕을 북돋우기보다는 놀고먹는 풍조를 부추기는 쪽으로 흘러선 안 된다. 생산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덴마크 등 일부 구미()국가는 구직활동을 치열하게 하거나 재취업을 위한 훈련을 받는 실업자에게만 실업급여를 주는 정책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참고할만하다.
대학 정원을 필요 이상으로 늘려 학력 과잉을 불러온 역대 정부의 포퓰리즘적 교육정책도 중소기업 기피 풍조를 부추겼다. 우리나라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1995년 51%에서 지난해에는 84%로 높아졌다. 선진국의 대학진학률은 대체로 50% 안팎이다. 대졸자가 쏟아지면서 직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를 잔뜩 부풀려놓았다. 노동시장에서의 수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학정원 조정도 필요하다. 직업교육을 시키는 특성화고교를 늘려서 고교만 졸업하고도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자들도 남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에 진정한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일부 중소기업은 그동안 생산 자동화나 공장 해외 이전을 빌미로 숙련된 기술 인력을 쫓아냈다. 중소기업 구인난()을 완화하려면 구직자의 의식 변화와 함께 정부 중소기업 대기업의 노력이 보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