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오늘과 내일에 새겨야 할 임정정신

[사설] 오늘과 내일에 새겨야 할 임정정신

Posted April. 14, 2009 11:15   

中文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인 어제 국내외에서 일제히 기념식이 열렸다. 정부는 임정() 주석 김구 선생을 기리는 기념식을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개최했다. 중국 상하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교민이 모여 선열 앞에 고개를 숙였다. 애국 선조들이 90년 전 나라를 되찾겠다며 이국땅에 세운 임정의 정신은 면면히 이어져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로 대한민국은 임정의 법통()을 이어받았다. 지난 해 건국 60주년에 광복과 건국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임정의 정신과 광복과 건국은 분리할 수 없는 연속선상에 자리잡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국호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민주공화제의 틀을 만들어 광복 이후 건국의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고 강조했다. 임정은 광복과 건국의 바탕이 되었고, 건국 이후 우리가 만들어낸 역사는 임정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것이다.

임정은 31 독립운동의 직접적 결과물이다. 임정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에 의해 9년간 단절되었던 우리 민족정권을 잇는 망명정부였다. 한국 역사상 최초로 헌법에 기초한 민주공화제 정부였다. 다수세력인 민족주의자들과 소수인 사회주의자들이 함께 참여한 통합정부이기도 했다.

임정 애국지사들은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의거 이후 상하이를 떠나 충칭에 이르기까지 무려 2만5000km를 이동하며 일제에 맞서 피어린 투쟁을 계속했다. 비록 중국 땅이지만 국권을 되찾아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해 선열들은 모든 것을 바쳤다. 임정 역사 27년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지난 달 동아일보사와 이화학술원 공동주관으로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임정 유적지를 둘러본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목숨을 건 선열들의 독립 투쟁에 경의를 표했고, 나라 없는 시대에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준 임정에 뜨거운 애정을 갖게 됐다.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임정의 역사와 정신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임정이 기념일에만 반짝 관심을 끌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임정 유적들이 중국의 재개발 열풍에 밀려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 빠져있다. 정부는 항일투쟁을 한중 우의()의 상징으로 평가하는 중국 정부를 설득해 임정 유적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힘써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가 임정의 발자취를 따라 선열들의 애국심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임정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이며 우리의 삶 속에 살아있는 독립자강()의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