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법관 엄중경고

이용훈 대법원장이 재판 개입 논란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엄중 경고 조치했다. 신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법원에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거취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대법원장은 13일 오전 발표문을 통해 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당시 재판의 내용이나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데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며 신 대법관의 행동으로 법관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고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는 결과가 초래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 대법관의 행위가 징계할 대상은 아니라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는 않았다. 이는 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신 대법관에 대해 경고 또는 주의를 권고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조치다.

이에 대해 일부 소장 판사와 법원노조원들은 대법원장의 결정과 신 대법관의 사과문을 동시에 비판하며 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반면 일부 중견 법관들은 대법원장이 절차에 따라 내린 결정을 법관 스스로 무시하고 신 대법관 사퇴를 종용한다면 국민들이 법원의 판결에 어떻게 승복할 수 있느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종식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