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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자문제 해결 74일째 헛바퀴

Posted June. 12, 200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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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1일 제2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에서 억류된 현대아산 근로자 A 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했지만 허사였다. 북측 대표단은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남측 대표단의 항의를 듣기만 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이날로 74일째 북한지역에 억류된 A 씨의 억류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소재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가운데 기본적인 인권도 여전히 무시되고 있다.

북한은 3월 17일 두만강 북-중 국경지대에서 억류한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해 억류 39일째 되던 4월 24일 기소 방침을 밝혔다. 80일째인 이달 4일에는 재판을 시작해 8일 선고까지 마쳤다. 그러나 A 씨에 대해서는 억류 33일째인 지난달 1일 조사를 심화하겠다고 밝힌 이래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고 있다. 2004년 남북 합의에 따라 북측이 A 씨를 재판에 넘길 경우 남측과 반드시 협의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어떤 언질도 없는 상태다.

더욱이 북한은 A 씨의 구체적인 혐의와 증거는 내놓지 않은 채 대남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3월 30일 개성공단 여성 근로자를 변질 타락시켜 탈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우리의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다가 지난달 15일에는 현대아산의 모자를 쓰고 나와라는 표현을 쓰며 의혹을 부풀렸다.

북한은 미국인 여기자 2명이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를 세 번 만나도록 허락했고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통화를 하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A 씨는 가족은 물론이고 남측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단 한 차례도 갖지 못한 채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북한 당국자들은 지난달 중순까지는 그의 근황에 대해 잘 있다고 말했고, 남측이 속옷을 전달하면 그가 입던 옷을 내주기도 했지만 5월 15일 이후엔 이마저도 중단된 상태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