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의회가 12일 러시아가 주도하는 독립국가연합(CIS)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는 법령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러시아 관영 통신 리아노보스티가 보도했다. 그루지야는 지난해 8월 남()오세티야 독립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전쟁이 벌어지자 CIS 집행위원회에 탈퇴를 통보한 바 있다. 이번 법령 통과는 앞서 통보한 탈퇴를 그루지야가 내부적으로 공식화한 것이라고 리아노보스티는 전했다.
그루지야 의회 다비트 바크라제 의장은 그루지야는 이미 CIS를 탈퇴했으며 오늘 정식 법령을 통해 절차를 공식적이고 합법적으로 마무리 짓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찬반투표는 수도 트빌리시에서 야당, 야권 지지자가 러시아와의 전쟁 패배 책임 등을 물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 사임 요구 시위를 벌인 지 2개월 만에 의회가 임시로 소집된 가운데 진행됐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현 정권과 여당에 반대해온 야당 의원도 CIS 탈퇴 법령엔 전원 합의했다.
CIS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15개 공화국 중 11개국이 결성한 정치공동체. 결성 당시 회원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2005년 가스 공급 가격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투르크메니스탄도 준회원국으로만 활동 중이다. CIS에 참여하는 회원국은 러시아와 그루지야 이외에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몰도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10개국에 그친 상황이다. 그루지야까지 탈퇴하면 회원국은 9개국으로 줄게 된다.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탈퇴에 별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지난해 10월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CIS 외교장관 회담에서 최근 몇 년간 그루지야의 CIS 참여는 공동체의 통합보다 분열에 초점을 둬 왔다고 공식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그루지야의 탈퇴가 CIS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원상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