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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상파 독과점 깨고 미디어 산업 도약 계기로

[사설] 지상파 독과점 깨고 미디어 산업 도약 계기로

Posted July. 23, 20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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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새 미디어법의 핵심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 중 우리나라에만 있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 금지 조항을 없애 매체 간 진입 장벽을 허문 것이다.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 이후 지상파 방송사가 지배해온 국내 방송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새로운 채널이 등장하게 되고 시청자들이 다양한 시각의 프로그램을 골라 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비로소 진정한 방송 민주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방송통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함에 따라 선진국에선 미디어산업을 집중 육성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한류 수출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잘 만든 방송 프로그램은 경제적 문화적 효과를 같이 이끌어 내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미디어법 개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시장 내 경쟁이 본격화되고, 신문과 방송이 서로 손을 잡는 사업자 간의 수직적 수평적 결합이 이뤄지는 미디어 빅뱅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후속 조치에 착수해 곧 시행령을 만들고 종편,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기준을 발표한다. 늦어도 11월까지는 각각 1, 2개의 새로운 종편채널과 보도채널의 허가를 마칠 계획이다. 미디어산업 분야에 자본이 유입되고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게 된다.

오랜 독과점 구도에서 경쟁 체제로 바뀌면 뉴스 보도와 방송 콘텐츠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미국산 쇠고기=광우병이라고 주장하며 특정 이념과 정파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정보로 국민을 선동하는 방송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어질 것이다. 신문이 겸영하는 방송의 보도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지 못하면 마찬가지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법안 저지를 노렸던 야당과 오랜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당초 안에서 크게 후퇴해 실제로 미디어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지상파 시청률 독과점을 완화하는 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산업의 육성과 뉴스의 다양성 확보라는 원래의 취지를 거두기 위해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방송국이 등장하면서 경쟁 심화로 상업적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날 우려에 대해서는 엄격한 사후규제를 통해 풀 일이다.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 KBS는 공영성 강화에 힘씀으로써 방송의 모범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불륜도 모자라 패륜으로 채워 지탄을 받았던 공영방송의 일부 프로그램도 공영방송 답게 달라져야 한다. 방통통신심의위원회는 프로그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

학계와 방송 업계에서는 이번 미디어법 통과로 방송시장 규모가 현재보다 15.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관 효과까지 합치면 최대 2조9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로운 판도로 재편될 국내 방송계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임으로써 한국에도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