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4일 미디어관계법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표결 부정과 대리투표로 불법 날치기 처리된 언론악법은 원천무효이며 모든 것을 다 걸고 투쟁하겠다는 각오와 결의로 투쟁의 길을 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결의했다. 이들은 의원직사퇴서를 정세균 대표에게 제출하고 처리를 일임했다. 정 대표는 의원들을 대표하는 뜻에서 이날 국회의장에게 자신의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어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는 미디어법 무효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원내외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장외투쟁은 정 대표가, 원내투쟁은 이날 의원직 사퇴 의사를 번복한 이강래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대표가 처리를 일임 받은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내고 김 의장이 이를 수리할 때까지 의원직을 유지하며 원내외 투쟁을 병행할 방침이다. 개인 차원의 의원직 사퇴도 이어졌다. 전날 MBC 사장 출신의 최문순 의원이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데 이어 이날은 당 언론악법저지특위 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이 사직서를 냈다.
이 같은 야당의 장외투쟁 방침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권 퇴진이니 반정부니 하며 흑색선전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국민에게 해독을 끼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등원거부, 거리투쟁과 농성, 국회법 무시, 폭력행사, 반대를 위한 반대, 이명박 정부 발목잡기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게 제1야당의 존재 이유냐며 불량야당을 퇴출해야 한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국회는 24일 사실상 회기를 마쳤다. 회기 종료일인 25일에는 아무런 의사일정이 없다. 이번 국회는 민주당의 회의 참석 거부로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미디어관계법 등을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강행처리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30일간의 회기 중 처리한 안건은 모두 9개로 그중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한 안건은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연장 동의안과 4개 상임위 및 특위위원장 선출 건뿐이었다. 미디어관계법 등 4개 법안은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쟁점법안인 비정규직법을 비롯해 세종특별시법과 공무원연금법, 영세상가살리기법, 통신요금 다이어트, 악덕사채근절법 등 민생법안들은 9월 정기국회로 처리가 미뤄졌다.
황장석 김기현 surono@donga.com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