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탁구 커플 안재형(44)-자오즈민 씨(46) 부부의 외아들인 안병훈(18)이 제109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라 역대 최연소 챔피언을 노리게 됐다.
안병훈은 30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매치플레이로 열린 준결승에서 캐디를 맡은 아버지 안 씨와 호흡을 맞춰 바비크 파텔(19미국)을 3홀 차로 꺾었다. 결승 진출만으로도 내년 마스터스대회 출전권을 확보한 안병훈은 벤 마틴(22미국)과 36홀 매치플레이로 우승을 다툰다. 9월 17일 18번째 생일을 맞는 그가 정상에 오르면 지난해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이진명)가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1개월)을 갈아 치우게 된다. 김성윤은 1999년 역대 최연소인 17세 3개월의 나이로 결승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승리를 확정지은 뒤 아버지와 기쁨의 포옹을 나눈 안병훈은 새 기록을 세운다면 조국에 큰 영광이 될 것 같다. 당초 결승 진출은 생각도 못해 옷도 5벌만 갖고 와 새 옷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7세 때 실내연습장을 갔다 골프를 시작한 안병훈은 14세 때인 2005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아버지 안 씨는 아들이 2007년 갑작스러운 빈혈 증세로 건강이 나빠지자 대한항공 탁구단 감독을 그만둔 뒤 미국에 건너가 뒷바라지에 매달렸다. 어머니 자오 씨는 중국에서 이동통신 부가서비스 업체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가로서의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영문 이름을 벤으로 지은 안병훈은 186cm, 96kg의 당당한 체격에 드라이버샷이 300야드를 넘기는 장타력을 뽐내 빅 벤으로 불린다. 명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