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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과열 국면 vs 추가상승 가능

Posted September. 23, 200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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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세에 거침이 없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저점 이후 83%나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현 지수대를 놓고 거품(버블) 공방이 한창이다.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투자를 유도해야 하는 영업 속성상 웬만하면 증시의 강세 전망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하지만 주가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증권사 중에서도 신중론이나 비관론을 펴는 곳이 많아졌다.

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는 단기 급등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신중론자들은 그러므로 버블이다라고 주장하고 낙관론자들은 그럼에도 버블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증권가에 증시 과열 논쟁 점화

잘나가는 증시에 가장 먼저 경고장을 보낸 주인공은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이다. 그는 예전부터 대표적인 신중론자로 꼽힌다.

김 센터장은 21일 사상누각, 주가가 경제를 떠나다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버블이 만들어지며 주가가 오버슈팅(Overshooting정상보다 너무 많이 오름)됐지만 우린 이 기간이 시장의 기대처럼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물가상승 압력이 커져 있어 앞으로 경기회복이 구체화되면 지금까지 풀렸던 돈에 대한 환수 부담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선 기업의 실적 잔치가 이제 끝나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올 13분기 동안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이 매번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500대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올 3분기에 최고조에 이른 뒤 4분기에서 내년 1분기까지는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 원종혁 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으로도 현 주가가 과열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주가가 과거에 움직였던 가격범위 중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나타내는 스토캐스틱 지표가 코스피의 경우 90%를 넘었다는 것. 원 연구원은 과거 스토캐스틱이 이 수준에 이르면 어김없이 주가가 조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재광 리서치센터장도 주가가 과거보다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정도로 2003년 이후 9, 10배 수준에서 움직였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지금보다 주가가 더 오른다면 그건 버블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버블 단정은 어려워

그러나 아직까지는 지수의 추가상승을 점치는 전문가가 더 많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주가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국면을 탐욕구간이라 정의할 수 있는데 지금 시장은 그런 상황으로 볼 순 없다며 투자심리가 과도하진 않기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증권 정서림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1.3배 수준으로 2007년 상승장에서 1.5배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이 더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어떤 지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현재 증시에 대한 평가 자체가 달라지는 만큼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많다. 신한금융투자 정의석 투자전략부장은 2000년 정보기술 버블이나 2005년 바이오 버블은 말 그대로 명확한 버블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정적으로 얘기하긴 힘들다며 종목별로 주가 흐름이 매우 차별화돼 있고 특히 삼성전자 등 대표주들은 실적이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