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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가 울릉도로 간 까닭은 가스 대신 해양심층수 캐낸다

SK가스가 울릉도로 간 까닭은 가스 대신 해양심층수 캐낸다

Posted September. 23, 200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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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바다에는 전복, 멍게 외에도 해양심층수라는 독특한 특산물이 난다. 해양심층수는 수심 200m 아래의 깊은 바다를 흐르는 바닷물로, 온도가 낮고 비중이 높아 얕은 바닷물과 섞이지 않는 깨끗한 수자원이다. 울릉도에는 이 해양심층수를 이용해 생수와 화장품, 식품 재료를 만드는 파나블루라는 회사가 있다. 기업이 거의 진출하지 않는 외딴섬에 문을 연 이 회사의 주인은 식품회사가 아닌 액화석유가스(LPG) 회사인 SK가스다.

물을 볼 수 없는 물 공장

15일 찾은 파나블루 물 공장에선 물이 가득한 완성된 생수병을 제외하곤 물을 보기 힘들었다. 오염을 막기 위해 해양심층수를 공기와 완전히 차단한 채 자동화 공정으로 생수를 만들기 때문이다. 파나블루가 만드는 생수는 해양심층수를 파이프로 끌어올려 염분만 제거하고 미네랄과 영양분을 남긴다. 이 과정은 특수 설계된 대형 탱크 안에서 이뤄져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바닷물에서 담수로 변한 해양심층수는 헤파필터라는 미세먼지 제거필터로 공기를 관리하는 클린룸에서 생수 병에 담기는데 이 역시 자동화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하루 9만여 병의 생수를 생산하는 이 해양심층수 공장 직원은 공장장과 사무직 직원까지 26명에 불과하다.

이달 초부터는 수심 1500m의 해양심층수를 이용해 생수와 두부 간수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 깊이의 해양심층수를 이용하는 회사는 파나블루가 처음이다. 깊을수록 오염이 덜 되고 영양이 풍부하지만 물을 퍼 올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쉽게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유석필 공장장은 울릉도는 동해 한가운데 자리해 해안에서 6km만 나가도 수심이 1500m에 이르러 해양심층수 개발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가스회사가 생수를 만드는 이유

SK가스는 파나블루 전신인 울릉미네랄을 지난해 인수했다. 가스회사가 생수 회사를 사들이자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SK가스의 생각은 달랐다. LPG는 생산되는 지역이 적기 때문에 사용되는 분야도 제한적이다. 이는 LPG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SK가스의 성장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 회사는 친환경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청정에너지 사업인 LPG 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는 친환경사업 중에서도 물과 쓰레기 처리 관련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LPG 사업에 필요한 정제기술과 대규모 장비 운용 능력이 상하수도 사업과 쓰레기 재처리 사업에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파나블루는 이런 전략에 딱 들어맞았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삼투 처리 기술은 바닷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만들기 위해 소금만 걸러내고 미네랄과 영양소는 남겨두는 기술이었다. SK가스 이대희 기획팀장은 파나블루의 담수처리 기술을 조금만 응용하면 하수 처리와 쓰레기 처리 기술에도 응용이 가능하다며 기업 고객만 상대해 온 우리가 파나블루 인수를 통해 소비자 대상으로 고객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것도 기회라고 말했다.



김상훈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