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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검사만 받았다면 백신 맞아야

Posted November. 10, 20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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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부 특수학교를 시작으로 11일부터 초중고교 학생 750만 명이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백신 접종을 하게 된다. 본격적인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접종 후 대처법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과거 신종 플루에 걸렸다가 나았는데 꼭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 백신 접종 후에도 신종 플루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Q: 예전에 신종 플루에 걸렸다가 나은 적이 있다. 그래도 백신을 맞아야 하나.

A: 신종 플루를 한 번 앓은 뒤 나은 사람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다. 다시 그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는 셈이다. 정확한 검사방법(RT-PCR)으로 신종 플루 진단을 받았다가 나은 사람은 면역력이 생성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

그러나 동네의원에서 주로 하는 신속항원진단 검사로 신종 플루 진단을 받았다가 나은 경우라면 확진으로 볼 수 없다. 신속항원검사는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간이검사로 계절 독감과 신종 플루를 구별하는 정확도가 50% 정도밖에 안 된다. 간이검사에서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와도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신종 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 간이검사만 받았다면 신종 플루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신종 플루 백신을 맞고도 신종 플루에 걸릴 수 있나.

A: 백신을 맞았거나 기존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몸 안에 항체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독감 백신 접종의 경우 건강한 젊은 성인의 7080%에게서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 백신 접종도 이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는 이보다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그만큼 접종 후에도 신종 플루에 걸릴 확률도 높다. 또 항체가 생기는 데 최소 10일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신종 플루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접종한 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곧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Q: 백신 접종 후에 열이 나면 타미플루를 먹어야 하나.

A: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 백신도 독감 백신처럼 일부 접종자에게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백신 접종을 해도 신종 플루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백신을 접종한 후에 열이 심하게 나거나 기침, 콧물, 목의 통증이 심하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원인이 신종 플루 때문인지 계절 독감인지, 접종으로 인한 일시적인 미열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때 의료진과 상의해 타미플루를 먹거나 적절한 처방을 받으면 된다.

Q: 신종 플루 접종과 독감 접종을 비슷한 시기에 해도 괜찮은가.

A: 현재 국내에서 공급되는 계절 독감 백신은 대부분 불활성화 사백신이다. 신종 플루 백신도 불활성화 사백신이다. 백신에는 사백신과 생백신이 있다. 생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이지 않고 배양해 병원성은 약화시키고 면역성은 유지시킨다. 반대로 사백신은 죽은 원인 바이러스의 일부나 전체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약독화 생백신을 맞으면 장기간 면역력이 유지되는 장점이 있지만 몸이 약한 사람이 맞으면 살짝 앓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국내에서는 불활성화 사백신만 주로 쓰기 때문에 독감 백신과 신종 플루 백신을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접종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신종 플루와 독감 접종을 비슷한 시기에 할 경우 어느 것으로 먼저 해도 상관없다. 다만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신종 플루 백신을 맞기 전에 독감 접종부터 먼저 할 것을 권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젊은 층보다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고 신종 플루 확산이 빠른 초중고교 학생보다 접종 우선순위에서 뒤쪽으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되도록 몸이 건강한 상태로 신종 플루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미열이나 중이염, 설사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먼저 의료진과 상의하도록 한다.



노지현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