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일본진출은 오랜 꿈 성적으로 말하겠다

Posted November. 14, 2009 08:35   

中文

김태균(27사진)에게 같은 1루수이자 홈런타자인 이승엽(33요미우리)은 넘고 싶은 벽이었다. 그는 한화 입단 첫해인 2001년 88경기에서 20홈런을 치며 신인왕에 올랐다. 그때부터 그의 이름 앞에는 포스트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해마다 이승엽을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 2003년에는 타율 0.319에 31홈런을 쳤다. 하지만 그해 이승엽은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웠다.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진출했다. 김태균은 입단 후 5년째인 2005년에야 처음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그의 수상 소감은 승엽이 형이 있을 때 받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였다.

그런 김태균이 이승엽이 걸었던 길을 뒤쫓게 됐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그는 13일 일본 롯데와 계약했다. 이승엽을 영입했던 세토야마 류조 롯데 구단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태균과 3년간 계약금 1억 엔, 연봉 1억5000만 엔 등 총 5억5000만 엔(약 7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보장된 연봉 총액만으로 보면 역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11명의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계약 기간도 가장 길다. 옵션을 합치면 7억 엔(약 9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엽은 2003년 말 계약 때 2년간 5억 엔(계약금 1억 엔, 연봉 2억 엔)을 받았다.

김태균은 롯데와 라쿠텐이 관심을 보였다. 두 팀이 제시한 액수는 비슷했는데 라쿠텐이 더 많은 옵션을 제시했다. 그래도 승엽이 형이 뛰었고 한국 선수를 잘 아는 롯데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팀의 1루수이자 4번 타자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세토야마 대표는 김태균은 파워가 좋고 기술도 갖췄다. 수비 솜씨도 괜찮다. 한국의 보물 같은 존재와 계약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노리후미 신임 감독도 오른손 거포 영입이 최대의 전력 보강 포인트였다. 몹시 흥분된다고 말했다.

전날 한화와의 최종 협상에서 역대 최고 대우(4년간 60억 원 이상) 제안을 거절한 김태균은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떠나게 돼 팬과 구단에 미안하지만 일본행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며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균의 9년간 통산 성적은 타율 0.310에 188홈런, 701타점이다.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4번 타자로 타율 0.345에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일본과 미국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헌재 uni@donga.com